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 이성을 넘어 다시 만나는 감정 회복의 인문학 서가명강 시리즈 30
신종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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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감정적인 사람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부정적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어요.물론 감정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진 부정적 인식이 큰 편이었어요. 감정은 억눌러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왔거든요.

실제로 그런 인식이 크다보니 저는 남들 앞에서 웃기가 좀 그래요.

그리고 우는 건 혼자 있을 때도 좀 그래요.

물론 속으로는 늘 웃고 울고 하지만 말이죠. 근데 아무래도 웃고 싶던 순간보다 울고 싶던 순간들이 기억에 남다보니 웃지도 울지도 않는 그런 삶을 어느새 동경하게 된 것 같아요.

이 책의 표지를 처음 봤을 때도 잔잔한 바다가 마음에 들었어요. 앞으로 제 마음이 저렇게 고요하고, 이 책은 그러기 위한 돛단배가 되었으면 했죠.

하지만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이제는 압니다. 바다가 잔잔하기만 할 수는 없다는 걸요. 하지만 더는 그런 파도치는 바다가 무섭지 않아요. 이 책은 돛단배가 아니라 서핑보드였거든요. 감정이라는 파도를 무서워할 게 아니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때로는 빠지더라도 '어푸' 라는 노래의 가사처럼 허우적거리지 않고 첨벙거린다면 그 나름 재밌기만 할 것 같네요.

저처럼 감정에 휘둘리다보니 행복도 슬픔도 멀리하던 분들이라면 읽어보시고 위로와 새로운 관점을 얻으시면 좋겠어요. 직접 읽고 나시면 감정적이라는 말 자체의 느낌이 달라지실 거에요. 우리에게 생기는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실 수 있을 겁니다. 당연히 그러기 위한 이유는 행복을 위해서고요. 그 전엔 행복이란게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타인과 나누고, 소소한 일상의 의미를 찾는 등의 실천으로 우리에게 찾아오는 것임을 이 책으로 알게 되었어요.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의 소개입니다. 책의 시작부터 제 마음을 콕콕 찌르네요. 울고 싶던 기억도 웃고 싶던 기억도 감정을 느꼈기에 기억으로 남은 것인데 전 이걸 없애려 해왔다니 제 어리석음을 느꼈습니다. 이 단락이 기억에 남아 사진을 찍은 것도 역시 제가 당혹, 부끄러움, 깨달음 등 여러 감정을 느꼈기에 그런 것이겠죠. 아무 감정이 없다면 살아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고, 저라는 존재자체를 제가 인식이나 할까요? 결국 삶과 스스로의 정체성이 다 감정에서 비롯됨을 잊지 말고 살아야겠습니다.

들어가는 글보다 앞서 학문의 분류와 주요키워드가 나오는데요. 사진과 같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해당 도서의 학문은 당연 심리학! 그런데 심리학은 사회과학의 하나지만, 인문학을 비롯 다양한 학문의 기초가 된다고 합니다. 결국 모든 학문은 사람이 탐구하는 것이니 사람에 대한 탐구라 할 수 있는 심리학이나 인문학에 대해 지식을 갖고 있다면 다른 분야를 공부할 때도 도움이 될 수 밖에 없겠죠?

이 책에서 전체적으로 말하는 내용을 정리하면 결국 세가지 내용으로 정리가 되는데요.

1. 감정, 정서란 무엇인가?

2. 우리는 왜 감정, 정서를 이해하고 조절하려 하는가?

3. 그렇다면 그 이해와 조절의 방법은 무엇인가?

사진의 키워드들 역시 결국 저 내용들로 이어집니다.

1. 감정, 정서란 무엇인가?

감정, 정서라는 키워드에 기본적인 정의가 나와있습니다. 정서가 유발되는 이유는 아주 많은 관점이 있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3가지를 소개합니다. 2가지는 각각 생존본능과 주변상황에 따른 생리적반응에 초점을 맞추는데, 인지평가이론은 키워드설명에 나온대로 처한 상황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단 정서와 자의식 정서 키워드 역시 해당되는 정서가 어떠한 것인지 나와있습니다.

2. 우리는 왜 감정, 정서를 이해하고 조절하려 하는가?

우선 인지평가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어떻게 여기느냐에 따라서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즉, 원하는 감정,정서를 스스로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가 그러고 싶은 이유는 먼저 본능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후에 일어날 결과를 전혀 생각하지 않더라도 당장 짜증나는 상태보다 즐거운 상태가 더 좋은 것이 당연하죠?

그리고 다음 이유로는 그 순간이 지난 후의 결과에 대한 것들이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다른 이와의 관계나 자신의 평판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우리가 정서조절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됩니다. 애초에 감정의 존재이유는 공동체생활을 하는 인간에게 맞는 생존전략인 셈이니까요. 결국 이 또한 본능이라 볼 수 있으나 다른 생물과는 차별화된 인간만의 본능이라 할 수 있겠네요.

우리가 정서를 기반으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은 거울신경이라는 키워드에 나와있듯이 공감을 통해 일어납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할 때와 다른 이가 그것을 할 때 우리가 느끼는 뇌의 신호가 동일하다고 해서 거울신경이라고 이름붙었다고 하네요. 공감능력이란 바로 이 거울신경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죠.

또 마지막 이유로는 정서지능이라는 키워드에 나오듯이 자신이 겪는 일들의 결과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는 긍정적감정을 느낄 때 더 나은 결과를 만드니까요. 또 타인의 감정을 단순히 인지에 그치지 않고, 그 이유와 그에 맞는 자신의 행동방식을 생각하는 것 역시 더 나은 결과를 불러옵니다.

이러한 감정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이코패스나 분노조절장애 등을 겪는다면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여러 어려움이 따를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감정, 정서에 대해 이해와 조절능력을 갖고자 하는 것은 모두 우리의 생존본능에 의한 것입니다. 그것도 공동체생활을 이루는 인간에게 맞춤이고 발전을 도모하게 해주는 훌륭한 생존전략인 것이죠.

우리는 흔히 감정적인 것보다 이성적인 것을 지향하지만, 감정적인 것 역시 우리가 겪는 일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발전시키는 능력입니다. "공감도 지능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이렇듯 이성만큼이나 감정은 우리의 삶에 있어 중요합니다. 개인의 개성이나 삶의 의미같은 것때문도 있지만 그런 점을 빼고 기능적인 측면만 보더라도 말이죠. 그러니 감정을 등한시하시던 분들은 이 책을 통해 감정을 다시 회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3. 그렇다면 그 이해와 조절의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감정에 휘둘리다 보니 감정이 두렵고 조절할 자신이 없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내용이 본문에 있더군요.

우리가 감정을 약점이 아닌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사고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확장 구축 이론이라는 키워드의 설명처럼 우리는 긍정적일 때 더 나은 문제해결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들 역시 다 필요한 감정들이나 우리는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것에 더 신경을 쓰는 편향성이 있다고 합니다. 원시시대에는 그것이 맞는 생존전략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의 우리가 더 잘 살기 위해서는 균형을 위해 의도적으로 긍정적사고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법으로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과 일상을 향유하는 것이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사소해보이는 것에서 스스로 의미를 찾는 방법이라 할 수 있는데요.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긍정적 정서가 좋으니 부정적 정서는 외면하고 참아야만 해야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다들 직접 겪어보셨겠지만 그게 참는다고 참아지는 게 아니죠. 오히려 제대로 해소되지 못한 감정이 쌓이다 결국 더 큰 화를 부르게 됩니다. 그러니 감정자체에 정면으로 맞서려 하지말고 긍정적사고로 전환하려는 시도와 부정적감정의 적절한 표출이 필요합니다.

긍정적사고로의 전환과 부정적감정의 해소에 모두 도움이 되는 행위는 뭐가 있을까요?

바로 다른 사람과 자신의 감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정서의 공유로 우리는 위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글쓰기를 통해서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두 방법 모두에서 중요한 점은 인지적 재평가가 일어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 말에 무조건 동의만 하는 사람보다는 위로와 함께 새로운 관점도 제시해주는 사람과 얘기하고, 스스로의 글도 3자의 관점으로 다시 읽어보는 등의 방식을 택하는 것이죠.

이러한 감정의 이해와 조절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실질적인 문제해결까지 이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순간의 정서만 모면하는 것으로는 다시 같은 문제를 겪게 되니까요.


그러니 스스로의 감정이 왜 일어나는지 이해하고 그에 맞게 적절히 대처를 해나간다면 우리의 삶은 저자의 바람대로 좋은 음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도 서가명강 시리즈로 서울대 교수님들의 훌륭한 강의를 만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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