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의 주문 - 일터의 여성들에게 필요한 말, 글, 네트워킹
이다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입사자 성비와 임원진 성비가 사회의 인구성비와 비슷해지는 날이 오긴 할까?”

라는 책 속 글귀가 유달리 와닿는다. 


바로 얼마 전 서울메트로 여성차별 문제도 그렇고, 당장 내 주변의 회사만 봐도 기울어진 운동장은 너무나 분명하다. 내가 아는 남자들 중에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말만 들어도 지긋지긋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지긋지긋한 일을 몸으로, 매일매일 겪고 있는 게 우리 여자들이다.

 

내가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때가 생각난다. 당시 내가 일하던 기업은 분기별 신입사원만 200여 명이 넘는 곳이었는데, 당시 그 회사 전직원의 성비는 여자 40%, 남자 60%였다. 인사팀 선배가 “우리 회사는 여직원 비율이 굉장히 높은 곳”이라며 부심에 가득해 말하던 것이 생생하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성차별, 불균형이 활발하게 논해지는 때도 아니었고, (미투 발생 훨씬 전) 어찌 보면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상’이 여자들 머릿속에 당연하게 세뇌되어 있던 때라, 나도 그렇고 여자동기들도 그 말에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와, 우리 회사는 역시 앞서가네, 좋은 곳이다’라고 생각했을 뿐. 지금 생각하면 그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오히려 비율이 더 대등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또 임원진 성비는 어떤데요?라고 되물어도 됐을걸.. 싶다.

 

이 책은 프롤로그부터 얼마나 사이다인지.. 내 속을 들여다보고 그대로 옮긴 것 같은 속시원함이 있다. 술술 읽히고 곳곳에 인상 깊은 한 구절들을 따로 배치한 게, 여자들에게 힘을 힘껏 불어넣어주는 느낌이다. 


“말, 글, 네트워킹이라는 정교한 무기.” 이 말이 참 좋다. 참 필요한 책이 나온 것 같아 정말 반갑다. 이 책의 소개글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출근길이 당당해졌으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