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평전 - 호랑이를 탄 군주
박현모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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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군주와 강한 군대, 풍부한 재정이 국가를 번영하게 만든다고 역설한 마키아벨리, 그는 이상적인 군주란 '도전과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굳센 의지와 함께 일의 이치를 꿰뚫는 눈을 가진 존재'로 규정했다. 우리나라에서 마키아벨리의 그러한 군주상에 맞는 인물을 찾으라면 단연코 태종 이방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아는 태종이라는 인물은 잔인무도한 권력의 화신 정도이다. 그러다보니 태종의 진면목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작가의 글이 펼쳐지고 있다. 정치가로서의 태종, 인간으로서의 태종, 태종의 인재 활용 패턴, 민생 중심의 정치, 실용외교라는 틀에서 태종의 리더십을 관찰한 이 책은, 향후 한국정치에도 충분히 활용할 만한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치에 대한 안목을 높이려는 생각이 있는 이들에게 필독서의 하나로 서가에 놓여 있어도 좋을 듯하다.

 

 


작가는 최고지도자가 태종에게 배울 세 가지 리더십을 말하고 있다. 첫째는 한반도를 둘러싼 다른 나라의 패권의 변화를 정확하게 인지하여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 둘째는 위기 극복 능력, 그리고 셋째는 민심을 획득하는 방법을 알았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태종이 가진 한계에 대해서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역사기록에 대한 인식을 문제 삼고 있다. 역사를 최고권력자의 국가경영을 돕는 참고자료나 미화하는 도구로 여겼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치와 역사를 기능 관점에서만 보았다는 것이다. 반면에 세종은 그 차원을 훨씬 넘어서서 문명 발전의 차원에서 역사를 이해했다는 점도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태종과 세종의 닮은 점과 다른 점 또한 밝히고 있다. 그 둘이 비슷했던 점은 '책'을 국정 운영에 잘 활용했다는 것과 둘다 '토의 대왕'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지식 경영과 정책 수렴을 잘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먹을 것이 충분한 사회를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태종의 시대는 '족식' 단계를 넘어서진 못했다. '먹을 것이 풍족하고 병력이 충분하며 백성이 정치를 믿는' 나라는 세종 때에 이르러서야 성취되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여러 원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인재를 모조리 자기 밑에 두려는 통치 방식이었다. 왕의 총애를 받는 사람만 전폭 지원하고, 왕권 도전 세력으로 판단되는 사람은 숙청하는 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왕 생각을 뛰어넘는 인재가 나올 수는 없는 것이다. 세종의 위대함은 부왕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은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부왕이 닦아놓은 기반 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부왕이 키운 인재를 배제하지 않고 중용했다. 부왕 시대의 1인 중심 국가 운영에서 과감히 벗어나 의정부 재상들의 경륜을 국가 경영에 충분히 반영했고 대소신료들로 하여금 '나랏일은 곧 내 책임'이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위 기간에 단 한 명도 정치적인 이유로 사람을 죽이지 않음'으로써 전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다는 점이다. 그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세종시재 인재들은 신명나게 일했고, 태종에서 시작해 세종으로 이어지는 50여 년(1400~1450)을 '한국 문명의 축'으로 만들었다.

 

 


작가는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기업과 기관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태종에게서 배울 점으로 '딱 한 가지만'이라는 전제하에 기강을 바로 세워서 '일이 잘 돌아가도록 만드는' 리더십을 말하고 있다. 태종은 이를 위해 말의 질서를 바로잡았고, 말의 길을 바로 잡은 후 일의 순서를 세웠다는 점 또한 강조하고 있다.일의 순서를 세우기 위해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인사를 제대로 하는 일이었으며, 부처간 질서를 잡아주는 일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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