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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속에 숨은 마법 시계
존 벨레어스 지음, 공민희 옮김 / 살림 / 2018년 10월
평점 :

소년기에는 친구와 새로운 경험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시기이다. 그것이 마법과 관련된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기대감을 품게 된다.
예상치 못한 인생이 때로는 힘에 부치지만 마법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선물처럼 얻게 된다면 기꺼이 그 시기를 잘 넘길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는 부모를 잃을 루이스 바나벨트가 뉴 제비디의 삼촌 조너선의 대저택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제 막 십대에 접어들어 처음 만난 친구 타비에게 좀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쓰고 그것 때문에 조너선 삼촌과 짐머만 부인을 곤경에 처하도록 만들긴 했지만 말이다.
조너선 삼촌은 자신과 일하던 아이작 이자드의 집을 사서 들어오고 밤마다 짤깍이는 시계를 찾아 집안을 돌아다닌다는 것을 털어놓는다. 다만 어린아이에게 허락되는 이야기는 거기까지였고 아이작의 무덤이 어디였는지 그의 부인 이름이 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루이스가 타비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아이작의 부인인 셀레나를 살려낼 것이라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
책의 전반부는 루이스가 같이 살게 된 조너선의 대저택가 전학간 학교에서의 일상을 다룬다. 십대 소년의 성장기가 주류를 이루고 비밀에 쌓여있는 대저택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후반부에는 루이스가 자신에게서 돌아선 타비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이자드 부인을 무덤에서 꺼내며 일어나게 된다.
점점 루이스와 조너선, 짐머만 부인을 조여드는 어둠과 불길한 징조들 사이에서 세 사람은 똘똘 뭉치게 되고 앞 집으로 다가와 살던 이자드 부인을 결국 물리쳐내며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만든다.
커다란 재앙은 십대 소년의 어설픈 사춘기와 관계의 정리에도 도움을 준 듯 루이스는 생기를 되찾고 마법과 같은 일상을 되찾게 된다. 앞으로 조너선과 살아가게 되는 일상이 나쁘지 않았던 듯 조너선은 생각보다 번듯하게 커나간 듯한 암시도 보게 되었다.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는 지난 달 말일, 할로윈데이에 개봉한 동명의 영화 원작소설이다. 영화에서는 케이트 블란쳇이 짐머만 부인 역이었고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마법이 듣지 않는 마녀로 나오지만 책에서는 훨씬 나이든 캐릭터이고 가족을 잃었거나 마법이 안 듣는다는 설정이 없었다. 또, 루이스가 살려낸 이자드 부인을 영화에서는 아이작 이자드로 변경했고 시계도 책보다는 영화에서 훨씬 크게 묘사했다.
원작을 읽지 않고 영화를 먼저 본 탓에 이미지와 겹치거나 겹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좀 당황스러웠다. 그렇지만 영화만큼 원작도 무척 재미있었다.
추천한다면 원작을 먼저 보라고 하고 싶다. 책을 읽는 것도 재밌지만 이미지로 형상화하는 걸 비교하며 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