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해리엇 거인문학 1
루이스 피츠허그 지음, 이선오 옮김 / 엘빅미디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탐정해리엇(Harriet the spy)

루이스 피츠허그 지음/이선오옮김/ 엘빅미디어



1964년 작. 서문도 없이 이야기만으로 367쪽.



10대를 앞둔 아이의 성장기로, 따돌림당하는 아이의 심정과 그 위기를 현명하게 딛고 일어서는 주위사람들과 주인공의 모습이 재미와 감동으로 가득한 소설이다.

주인공 해리엇만이 독특한 게 아니라, 우리아이들은 모두 생각과 개성이 독특하다. 평범한 아이란 없다. 그러나 누구나 나름의 위기나 힘겨움을 겪을 수 있고, 그 이야기를 아이들 시각에서 담담하게 펼쳐보이고 있다.
주인공인 해리엇 웰치는 12살이 된 여자아이로 이 책 표지에 그려진 인물이다.

해리엇에겐 부모님 이상으로 정신적인 지주가 되고 있는 가정교사 골리선생님이 나온다.

해리엇이 6학년에 진학하고 여전히 가정교사 골리선생님의 박식하고 객관적이고 현명한 조언을 받으며 늘 지내길 바라지만, 골리선생님에게 결혼상대 발덴스테인씨가 나타나 웰치가를 떠나게 된다. 해리엇이 이제 가정교사가 필요없는 나이가 되었음을 알리면서..

떠나는 골리선생님이 눈물짓는 해리엇에게 하는 말

p169

기억해 두어라. 눈물은 어떤 것도 막지 못한다는 것을. 인생은 투쟁이고 명탐정은 그 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통해 될 수 있는 거야. 명심하렴. 어리석게 굴면 안돼.


웰치씨 부부는 소설 초중반엔 해리엇에게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중산층의 부모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후반에 해리엇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힘들 때 큰 힘을 발휘하는 제대로 된 부모역할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해리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항상 기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골리의 조언에 따라 친구들은 물론, 온 동네 사람들을 몰래 관찰하고,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공책에 기록하면서 보낸다. 스스로가 멋진 탐정이 되기 위해 탐정복도 입고 탐정경로를 따라 그들의 변화를 기록하는 그 관찰력에는 논리적이고 냉담하기까지 하다.

예를 들어,

데이 산티씨 식료품점을 관찰하며 쓴 내용 일부

p75 돈이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것 같지는 않다. 사람을 어리석게 만드는 것에 대해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 나도 바보가 될 수 있다.(중략) 형제자매가 있으면 어떨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엄마아빠가 화를 낼 때, 나 때문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나 때문에 그런게 아니란 걸 알면 웃음이 알 것 같다.


로빈슨부부를 관찰하며 쓴 내용 일부.

P88

나는 내가 완벽하기 않아서 좋다. 내가 완벽했더라면 따분해 죽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저 사람들이 그렇게 대단하다면 왜 하루 종일 허공만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걸까? 저 사람들은 자기들이 미치는 줄도 모르고 지쳐버릴지 모른다.
26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며 사는 해리슨위더스씨가 새장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p92

사람들이 자기 일을 사랑하면 자기 삶을 사랑한다고 골리선생님은 말했다. 자기 인생을 미워하는 사람들도 있을까?


그리고 그에 대한 해리엇과 골리선생님의 대화

P135

“만약에 늘 혼자 있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참 불쌍할 것 같아요”

“고독의 축복은 내면의 눈을 가진 것. 워즈워드. 얼마나 달콤한가. 얼마나 달콤하게 흐르는 가, 고독은. 웰리엄쿠퍼. 고독, 평범함을 막아주는 이 호위병은 천재의 엄격한 친구이다. 에머슨.(중략) 무엇보다도, 네 자신에게 진실해라. 너는 어느 누구에게도 속지 않을 것이다.(윌리엄 세익스피어의 <햄릿>)


9장에서 해리엇이 탐정을 시작한지 3년만에 들킨 일이 벌어졌다. 플럼버부인 댁에서. 그날 불길한 느낌에 악몽을 꾸고 다음 날 사건이 벌어진다.(10장) 술래잡기놀이도중 탐정노트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 사건으로 친구들을 신랄하게 관찰한 내용 때문에 해리엇은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에 이른다. 반발심으로 극에 달하는 갈등은 웰치부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바그너선생님의 상담치료 골리선생님의 조언편지, 선생님의 호응을 얻어 해리엇이 신문기자로 정해지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잡게 된다.


크리스마스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양파가 되는 연습을 하던 해리엇은 위기를 겪으면서 자기만을 이해해주던 모습에서 벗어나 비로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p362

거리를 따라 걸이면서 해리엇은 자기 인생이 너무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골리 선생님이 곁에 있건 없건, 내 인생은 멋있다.


1996년 니켈로디언사에서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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