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도구들 - 사랑할 때 미처 몰랐던 관계의 모든 것
유선경 지음 / 콘택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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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도구들
_유선경 지음

p. 22
사랑은 오게 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비 같은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한 사람을 사랑하기로 선탤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우리의 사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절대 도망치지않고, 의지를 발휘해 적극적으로 극복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잇다.

p. 45
우리, 다른 무엇이 되려 하지 말자. 나는 내가 되고, 너는 네가 되고, 그런데도 함께할수 있는 바로 지금, 인생의 신비와 감동이 있다.

p. 125
"하나도 버리지 마라." 사람은 사랑하고 사랑받은, 평새애 단 한 번의 기억으로도 남은 생을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다. 오늘도 먼 데서 나에게 보내는, 변함없는 축복을 느낄 수 있다. 그 힘으로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수 있다.

p, 137
그렇게 당신과 당신의 연인이 서로를 '알아 간다.' 알아 갈수록 상대에 대해 모호했던 '사랑'이라는 감정이 두툼한 질감을 갖추어간다. 서로가 서로에게 깊이 스며들며 이제야 비로소 "사랑한다".

20대와 30대의 사랑은 다른 줄 알았다. 감정과 이성의 비율이 조금은 다르겠지. 얼마되지는 않지만 그동안 세상을 좀 더 살아오고 많은 사람을 만나왔기에 어쩌면 내가 좀 더 성숙해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진정한 사랑은 진정안 자아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사회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아니라 진짜 꾸며지지 않는 모습이 나온다. 때론 유치해 지기도 하고, 고집스러우며, 말도 안될 정도로 또라이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런 내 모습에 속상할지라도 모든 과정이 흔히 내가 말하던 '감정낭비'라고 칭하지 않는다. 함께 다르기 때문에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라며 그 모든 순간들도 소중하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것들은 사랑하기 때문에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서다.
보고만 있어도, 사랑만 하기에도 아까운 날들에 끊임없이 감정 줄다리기를 하기 마련이다. 누가 조금 더 사랑한지 보여주기 내기라도 하듯, 그 마음을 위해서 시작한 것들이 결국 생채기를 내버린다. 평소 같았으면 '망했다.', '너무 에너지 소비가 크다.'라고 할 법한 일들을 이제는 '어떡하지?'라고 한다. 걱정을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관계 속에서의 고민과 염려는 에너지 낭비(굳이 '감정'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것은 그만한 가치를 부여하고 싶지 않아서)라고 일컬어 왔는데, 그 속에서 고민과 염려를 넘어서 걱정을 한다.
사람들이 나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든지 신경쓰지 않고 살아왔다. 그만큼 표면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내게는 편했다. 그 사람의 내면까지 들여다 볼 여유가 없었다. 반대로 누군가 내게 어떤 말을 하든, 행동을 취하든 영향을 받지 않았다. 내게 그렇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아니었기에. 그런데 '사랑'이라는 묘약은 퉁명하게 살아온 무뎌진 감정 덩어리를 말랑거리게 만들고, 상대의 손짓 눈짓 하나하나 신경을 쓰게 만든다. 그러다가 기뻤다가, 가슴이 저릿했다가, 미안했다가, 고마웠다가 하루에도 족히 열 번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탄다. 내가 이렇게 민감했던 사람이었나. 몸 뿐만 아니라 감정도 이토록 예민했던가. 정말 다양한 자아를 만나곤 한다. 이런 내 모습이 많이 낯설기도 하지만 썩 나쁘지 않은 낯섦이다. 어느 때는 이방인이 된 것 마냥 모든 것들이 어색하고, 나 혼자 덩그러니 놓여있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동안과는 다른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문득문득 느끼곤 하면 낯섦에서 오는 두려움도 있지만 그보다 흥미로움이 더 크다.
특별함이 없는 비슷한 일상을 보통의 하루로 채워나갔으면 했던 때가 있었다. 이벤트가 생기는 것들은 생각보다 즐거웠던 일들이 아니었기에 차라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었다. 조금은 심심할지라도 차라리 그게 낫다고 여겼다. 그런데 요즘은 보통의 하루로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어제와는 다른 원두를 마시고, 밥 한 끼를 먹어도 어제와는 다른 메뉴로, 시간이 지나고 이 즈음을 돌이켜 봤을 때 똑같았던 하루가 단 하나도 없었으면 하는 욕심을 내본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예쁘게 우리들의 색으로 꾸며나간다. 서로가 워낙 다른 색을 진하게 가지고 있기에 새롭게 색을 입히기란 녹록치 않다. 감히 쉽고 즐겁기만 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론 미안하고, 때론 감사하고, 때론 애틋한 좀 잡을 수 없는 이 감정들 사이에서 천천히 색을 입혀나간다. 덧입히고 덧입히다보면 조금씩 우리가 칠하고싶던 색이 나오겠지. 혹여 그렇지 않는다고 해도 그 과정 마저도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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