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피우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격 - 베르톨트 브레히트 시집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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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피우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격>
_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p.7 서로의 감정은 말하지 않았지요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한탄의 사간만 보낸 그들 둘
서로 하고 싶었던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p.17 그들은 저마다 헛간 같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묘하게 진정된
그들의 얼굴에는
그 구슬픈 빗물이 베어있다

p.25 오늘의 태양이 어제의 태양
그 찬란했던 태양보다 뜨겁지 않은 건
좋은 현상이 아니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 가며
햇빛을 더 사랑하게 될 것이기에

우리의 삶과 사랑과 시가
그때는 지금과 달랐다
우리 자신만 변하지 않았다

p.35 그날 석양 속에서는 모든 게 아름다웠어 누이야
전에 없이 아름다웠고, 다시는 그런 날이 없을 거야


p. 74 오늘은 패자라도 내일은 승자가 될 것입니다
"결코 이룰 수 없다"는 말을 "오늘 하자!"라는 말로 바꾸십시오


처음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시를 통해서였다. 그래서 시에 대한 애정은 다른 장르보다 유달리 크다. 브레히트의 시를 접하게 되기 전까지 베르톨트 브레히트라는 사람에 대해 이름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시를 몇 편 읽고나서 이런 시인을 이제서야 한다는 안타까움과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인 안도감을 느꼈다. 시에는 만들어 지던 시대의 시대상이 들어가있고, 시인의 인생이 깃들여져있으며, 그렇게 그의 시간을 함께 나눈다. 짧은 문장에 어떻게 그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지, 그래서 시는 매력적이다.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을 텐데, 그럼에도 얼마 되지 않은 문장에 담기 위해서 얼마나 시인을 고뇌의 시간을 견뎠을까. 그 시간 덕분에 우리가 이토록 아름다운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너무 쉽게 읽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그의 시들을 계속 기억하면서 그 마음을 조금씩 덜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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