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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기자가 된다
심양섭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8년 2월
평점 :
먼저 '여자가 기자가 된다 '라는 제목은 왠지 모르게 저자가 여성에 대한 한계를 내포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언론사의 핵심 간부 중에는 여성이 적지만 신입 언론인 중 여성의 비율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이 기자가 되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너나없이 여기자를 많이 채용하고 여기자의 이미지만 언론사가 이용한다는 구절이 마음에 걸렸다. 이미지만 차용하기 위해서 언론사가 여기자를 채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설사 이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구체적이고 명확한 근거 없이 책에서 서술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여기자의 중도퇴사 비율이 높은 것은 사회적으로 복잡한 요인이 숨어 있는데, 이에 대한 분석 없이 서술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었다. 이것은 단순히 여기자에 한정되는 부분이 아닌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남녀불평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수치적인 부분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좀 더 연구가 필요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남성의 입장에서 한국 언론계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책을 시작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언론계의 성차별 문제와 성희롱을 다룬 것은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남성 언론인의 입장에서 이러한 문제를 공공연히 자신의 책에 서술하는 것은 같은 언론인들이 가리고 싶어하는 치부를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한 여성 기자들의 인터뷰와 함께 언론사의 여성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부분이 좋았다. 실제 기자를 준비하는 여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며, 앞으로 여성 언론인의 발전을 위해 고민한 저자의 흔적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기자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언론계의 남녀 차별적인 내용도 많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여성 언론인에게 비전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직도 한국 사회가 여성에 대해 차별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유독 남성적인 문화가 강한 언론계의 현실을 알게 되니 더욱 그것이 큰 문제로 내게 다가왔다. 하지만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들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며 여성 언론인의 수도 더욱 늘어갈 것이다. 따라서 나는 나 자신과 그리고 우리 한국 여성들에게 희망을 갖는다. 현재의 문제를 타파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언론사에 여성 간부들이 많이 늘어나고 언론계가 남성 중심적인 문화를 지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