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나쓰메 소세키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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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은 담백한 문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번 <마음>은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중 하나이지만, <마음>은 '퀴어 소설'이라는 해석의 대 반전도 있어서 읽는 내내 '나쓰메 소세키' 특유의 담백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설레고 숨겨져 있던 '퀴어'로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을 정도로 100년 전, 소설로 새로운 세계를 열었습니다.


 <마음>은 상. 선생님과 나, 중. 부모님과 나, 하. 선생님의 유서. 그리고 역자 후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짧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나쓰메 소세키' 특유의 담백한 문체가 더해져서 책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습니다. 거기다 일본 작품을 읽으면 사어때문에 읽기 힘들다고 말씀을 드리는데 '성림원북스'의 책은 장하나님의 변역이 매우 매끄럽고 우리가 술술 읽을 수 있게 해놔서 읽을 때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은 다른 대표작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는 다르게 만담이 전혀 들어있지 않고 '나'와 주변인과의 관계. 그리고 인간에 대한 심리가 제대로 들어 나있고 묘사되어 있고 100년 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현 2025와 비슷한 시대상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나쓰메 소세키'는 인간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라는 사람이 '선생님'이라는 나보다 연배가 높은 사람을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나'는 그 분을 '선생님'이라 칭하며 가까워지려고 하지만, '선생님'은 일관된 태도로 나와 가깝지도 멀지도 않습니다. 어느 날 평소처럼 댁에 찾아갔다가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고 '아내'께서는 어떤 묘에 가셨다는 말에 나는 그 길로 곧장 선생님을 찾으러 갔습니다. '선생님'의 어떻게 왔냐는 놀람과 동시에 '아내'가 알려줬냐는 말에 아니라고 답했더니 "처음 만난 사람한테. 말할 이유가 없으니까."라 말했고 나는 그 의미를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이후 '선생님'과 산책 중에 신혼 부부의 모습을 보았고 '선생님'은 "사랑"을 해보았냐는 물음에 '나'는 아니라고 답했으며 그런 건 안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사랑은 죄악"이며, 이 뜻을 나중에 알 수 있다고 하며 대화를 종료합니다. 내가 도쿄를 떠나 고향으로 내려갈 때, '선생님' 부부와 밥을 먹을 때 일이 생각났습니다. "누가 먼저 죽을까?" 누가 먼저 죽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인간은 참으로 덧없는 존재라고 느꼈으며 인간의 타고난 경박함이 덧없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아버지의 병세는 마지막을 향해갔고 나에게는 매우 두꺼운 양의 편지가 왔습니다. '선생님'한테 온 거여서 다들 그게 내 일자리에 관한 줄 알았지만, 사실 그건 선생님이 나에게 쓴 마지막 편지이자, 내게 말해주는 과거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그 글의 마지막에 "이 글을 읽는다면 나는 죽었을테죠."라는 말에 나는 아버지가 며칠 더 사시길 바라며 기차를 타고 도쿄로 올라가면서 '선생님' 유서를 읽었습니다.

 '선생님'이 남긴 마지막 편지인 유서에는 전에 내게 말씀해주기로 한 과거가 담겨 있었고 '선생님'은 하숙을 하다가 K란 친구를 하숙집으로 데려왔고 자신이 좋아하는 하숙집 딸을 K에게 빼앗길까 질투를 하고 미리 선수를 쳐서 딸과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후, K는 자살했고 선생님은 K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나에게 유서를 남기고 끝이 납니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낀점은 그냥 "'나쓰메 소세키'라는 사람이 정말로 미쳤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사람에 대한, 인간에 대한 심리적 묘사가 너무 대단했습니다. '나쓰메 소세키'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의 사람이지만, 이 책을 읽을 때는 현 2025에서 읽을 때 위화감없이 오히려 "10년 전에 작성된 책이 아닐까?" 싶은 느낌을 줄 정도로 사람에 대한 감정에 솔직하고 그에 대한 심리 묘사가 엄청났습니다. 그래서 인지 저는 원서를 읽어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됐던 부분은 '부모님과 나' 부분에서 내가 나온 대학과 과 정도면 엄청나게 좋은 곳에 취업할 거라고 은근히 압박을 주는 부분과 '나'는 생각보다 취업에 관심이 없는 부분. 그리고 형의 이기적인 면모를 보면서 100년 전이나 현재나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고 생각했으며 '선생님과 나' 부분에서는 '선생님'이 '아내'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가 인생은 덧 없다고 말하는 부분이 참으로 공감되었습니다. 아버지처럼 누구나 죽음을 무서워하면서 '선생님'처럼 누구나 죽음을 쉽게 입에 올릴 수 있는. 그런 복합적인 감정의 묘사가 소름이 끼쳤습니다.


 이 소설을 처음 읽을 때, '퀴어'라는 곳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나쓰메 소세키'가 말하는, 전하려고 했던 인간에 대한 메시지를 파악하고 읽은 후에 '퀴어'를 넣으면 완벽하게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습니다. 먼저 '퀴어'라는 부분을 빼면 딸을 두고 '선생님'과 K의 삼각 관계에서 '선생님'이 이기적인 방법으로 딸을 차지하고 그 비극으로 K는 죽음을 택한 것이지만, '퀴어'라는 부분을 적용하면 그 무뚝뚝한 K가 딸과 즐겁게 이야기를 하는 건 주저게 '선생님'일 수도 있고 그걸 안 딸도 '선생님'에게 관심을 표하거나 "좋다"라는 말을 안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딸과 '선생님'이 결혼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딸에 대한 철저한 배신감으로 죽음을 택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은 퀴어라는 부분이 없이 오로지 딸을 빼앗고 본인이 친구 K를 생각하는 감정이 작은아버지와 같다며, 밀고 밀은 자살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이 자살도 K에 대한 미안함이 딸인 '아내'를 빼앗았다는 것인지, 혹은 K에 대한 감정을 알 게 된 것인지는 아무것도 나와있지 않습니다. 

 '선생님'과 K외에 또 다른 관점의 '퀴어'를 찾아보면 '나' 또한 '선생님'을 사랑 정도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퀴어'를 빼고 보면 단순히 존경 정도의 마음이지만, 모든 걸 다 알고 싶고, 내 모든 일(아버지)보다 1순위인 '선생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어쩌면 '퀴어'일 수도 있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 여기는 추측이지만, '선생님'이 '나'라는 존재를 밀어내는 건 어쩌면 K의 감정을 알고 K가 본인에게 느꼈던 감정을 '나'라는 사람이 본인의 감정을 정확히 모른채 그대로 하고 있어 '선생님'이 그 비극이란 결말을 막기 위해 거리를 두었다는 느낌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마음>은 정확한 답이 나와 있지 않아서, 모든 건 '나'와 '선생님'의 기억을 바탕으로 서술된 것이기에 타인의 마음과 감정에 대한 생각이 전혀 들어나있지 않기에 '퀴어 소설'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참으로 담백하게 진행되며 무언가 조금은 비밀스럽고 그러나 사람을 끌어들이는 그런 신비한 책입니다.  <마음>을 읽고서는 작가가 사람에 대한 묘사가 대단하다는 점. 그리고 그 묘사의 끝판왕이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 책을 사람에 대한 심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과 담백한 퀴어 소설로 읽으실 분들,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를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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