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기억들을 썼다.눈 감으면 떠오르는 사림책방의 풍경,그리운 책 냄새,놈과 내 방과 지하창고의 록큰롤의 추억,입원 후 놈과 벌인 기나긴 사투,한 달 만에 쓰기를 그만 두었다.재미가 없었다.노트는 위험만 없는 게 아니라 반응까지 없었다.그 정서적 거리감을 좁힐 길도 없었다.노트를 펴면 추수가 끝나버린 텅 빈 들판으로 들어선 심정이었다.놈이 그리웠다.-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