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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의 장례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5
천희란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의 인생을 훔친다면 그것은 제법 공정한 거래이지 않겠습니까?”
책을 소개하는 단 한 문장, 서로의 삶을 훔친다는 건 어떤걸까 궁금해하며 읽기 시작했다.
삶에 지쳐 훌쩍 여행을 떠나며, 기차에서 한 사람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준다. 그저 흘러가는 일이었는데, 몇달 뒤 방송을 통해 유명한 작가인 K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주인공은 몇달 전 전화를 빌려준 사람이 그 K라는 것을 알게 되고, 며칠 후 그 K로부터 전화를 받고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삶을 훔친다.
주인공은 새로운 필명을 정하고, K가 쓴 원고를 그 필명으로 발표한다. 그에 따라오는 모든 부와 명예는 당연히 주인공의 몫이다. 주인공은 그렇게 작가로서의 K의 삶을 훔친다. K는 자신이 쓴 소설을 주인공의 이름으로 발표하며 주인공의 삶을 훔친다.
평소와 똑같다고 생각했던 어느 날, 작가 K는 두번째 죽음을 맞이한다. 주인공은 K의 노트북에서 발견한 가족에 대한 글을 읽은 후 그 글을 K의 딸에게 전달한다. K의 딸은 작가이자 교수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벗어나지 못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15년만에 도착한 아버지의 원고를 보며 누가 보냈는지 알아내고 결국 그 두 사람은 만나게 되는데….
이 책은 K라는 남성 작가의 영향을 받은 두 명의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그와 삶을 서로 훔친 작가 ‘전희정’, 유명 작가인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진 작가 ‘손승미’. K의 죽음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이야기는 K의 두번째 죽음으로 또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K가 첫번째 죽음을 만들어내고, 굳이 대필 작가를 이용해 작품을 쓴 이유는 뭘까?
K의 죽음 이후 작가 ‘전희정’의 삶을 정리하고 해외로 떠난 주인공은 책의 마지막 문장에서 겨우 진짜 이름이 밝혀진다. 본인의 삶을 되찾은 ‘한영주’의 삶은 어떻게 진행될까?
아버지의 그늘 아래에 갇혀 지내던 ‘손승미’. 그녀는 이제 자신이 아버지 K로부터 물려 받은 ‘강재인’이라는 이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제목에 걸맞게 K의 장례와 그로 인해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서술되어 있지만, 다른 두 여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하다.
👀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