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에쿠니 가오리 지음, 마츠다 나나코 그림, 임경선 옮김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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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읽노라면 괜히 동심(童心)이라는 단어가 있는 게 아니구나, 싶다에쿠니가오리의 나비라는 동화책을 읽다가 추억의 날개를 펼쳤다어렸을 적 엄마는 오빠들이 안 놀아줘서 심심해하는 나를 위해 세계의 동화들을 읽어줬다그때비록 너는 여기에 있지만 네가 그 주인공이었다면 어떤 심정이었을지 그 입장을 생각해보며 들으라고 했다.

글을 떼고초등학교까지 책을 참 많이 읽었던 것 같다유치원 때는 유치원에 있었던 책을 다 읽어서 책 읽어 주는 시간에 선생님이 지목해서 칭찬해줬던 것이 생각나기도 한다

초등학교 때는 시골에 살았는데, 티비도 안 보고 맨날 책만 보는 아이로 유명했다고 한다. 나는 활자 속에서 때로는 공주님이 되기도 때로는 용사가 되기도 했고, 동물이 되기도 식물이 되기도 했다. 나는 책에 나오는 나비처럼 내 상상 속에서는 어디로든 갈 수 있었다. 

여기서 나온 나비’ 그림은 제1회 MOE 그림책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냉정과열정사이로 유명한 에쿠니 가오리의 글과 화가 마쓰다 나나코의 그림이 만났다두 번째 동화책을 출간한 가오리의 따뜻한 텍스트가 상당히 초라해 보일 정도로 그림은 눈을 사로잡는다작고 연약한 나비가 보이는 환상적인 비행 행로는 과감하다그 과감함은 노랑빨강파랑검정 등 뚜렷한 원색의 색감과 어우려져 화려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책의 그림은 나비의 비행에 대한 화려한 미술관이며가오리의 글은 압축적인 은율의 시()공깃 속을 가르고 주행하는 나비에 대한 에쿠니 가오리의 글과 어우러진 화려한 페이지는 참으로 다채롭다

나비는 작고 세상은 크다. 나비는 어디라도 갈 수 있어. 어제를 뛰어넘어 오늘을 헤쳐나가

어린이들이 아니더라도 종종 옛 추억에 잠기고 싶은 어른이들이라면, 조심스레 이 책을 추천한다. 순수함을 전제로 작지만 강한 나비가 되어 자유로운 여행을 다녀오시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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