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사람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큰 것을 지지하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나는 굉~~~장히 관심 영역이 넓고 욕심도 많아서 소비를 많이 자주 여러 방면으로 하는 편이라, 도무지 큰 돈을 모을 성격이 아니다. 그런데 통장을 스치기만 하는 월급을 보며 입이 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서, "내 뇌는 대체 문제가 뭐지"를 확인하고자 뇌과학자가 소비에 대해 깊은 통찰을 날리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인 스가와라 미치히토는 뇌신경외과에서 일한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뇌의 특성(휴리스틱)을 인지함으로써 합리적으로 소비를 할 수록 돕고, 더 나아가 돈의 흐름과 인생을 전환시켜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뇌의 인지편향과 판단오류에 대해 다양한 실험과 뇌과학 이론을 제시함으로써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안내한다. 우리 생각보다 뇌는 훨씸 충동적이고, 미래예측에 서투르며 오히려 게으르다는 것. 따라서 뇌의 판단에 무분별하게 소비를 맡긴다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것이다. 바로 나처럼....^^

한 번, 절약을 잘 하는 친구에게 무슨 립스틱인지를 같이 사자고 얘기한 적이 있다. "1플러스1 이니까 같이 살래? 그럼 반값이잖아!!!!" 라고 말하는 나에게 친구는 "안 사면 100% 할인이야 ㅋㅋㅋㅋ"이라는 충격적인 멘트를 날렸다. 배송비 2500원이 아까워서 옷 한 벌을 더 사는 나에게 안 사면 100% 할인이라는 역발상은 신선하다 못해 놀라웠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쇼핑을 하는 습관이 있다. 아마 나 말고도 많은 사람이 그럴 것이라 자기위안한다. 저자는 충동구매의 원인으로 도파민을 꼽는다. 신경전달물질 베타엔돌핀이 분비되어, 가바 신경이 억제되고 도파민이 분출됨으로써 흥분과 만족감을 얻는다는 것. 생각해보면 신조어중에 '시발비용(...)'이라고 기분이 안 좋은 상황에서 쇼핑을 통해 행복감을 얻는 행위를 묘사하는 단어가 있는데 이때의 행복감이 곧 도파민을 의미하나보다.

마찬가지로, 저자는 뇌의 편향이나 판단을 좌우하는 특성들을 안내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잘못된 소비습관을 지적한다. 책에게 고마운 점은 각 챕터 말미에 '처방전'이라는 소제목으로 어떤 식으로 이러한 뇌의 작용을 예방하고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을 지를 안내해준다는 것이다. 특히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필요하고 갖고 싶다고 생각이 든다면 3일 더 생각해보고 그때 구매하라는 것.


인간은 돈만으로 행복해질 수 없지만, 어느 정도의 돈은 생활에 필수적이다. 특히,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한 돈이 더 유용하고 쓸모 있는 곳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돈의 쓰임을 재분배할 필요가 있다. 나와 물건보다는 경험과 가치를 존중하는 소비를 하고 싶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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