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래빗 #피터래빗전집 #베아트릭스포터 #현대지성 #180622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토끼, 피터래빗!!! 베아트릭스 포터가 지은 동화 시리즈(The Tale of Peter Rabbit)의 주인공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피터래빗은 활자보다는 문구나 노트, 파일 등 디자인 캐릭터로 훨씬 익숙했다.
그런데 현대지성의 피터래빗 전집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토끼, 고양이, 생쥐, 강아지, 오리, 여우, 다람쥐, 돼지, 개구리들의 사랑스러운 삽화들에 눈을 뺏겼을 뿐 아니라, 해학이 있는 이야기들의 유머에 푹 빠져버렸다.
영국 동화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는 1943년에 사망하여 그녀 저작물의 저작권 보호기간은 2013년 12월 31일에 만료되었다. 따라서 피터래빗 이야기는 민음사나 현대지성 등등 다양한 출판사에서 속속들이 출판되고 있다. 같은 내용의 텍스트를 가지고 만들기에, 각자 책의 경쟁력은 삽화와 번역,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현대지성의 승이다. 연노랑색 예쁜 표지에 은색 각인이 반짝거리는 제목에, 반짝거리지 않은 옛날 종이 느낌까지. 약간 큰 듯한 사이즈로 삽화를 더 크게 볼 수 있어서 더 좋다! 정말정말 너무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피터래빗 시리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작품이지만, 솔직히 보다 폭넓은 독자층을 포괄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베아트릭스의 작품세계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모두 의인화되어 있는데다가 현실세계의 어른들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벽증 있는 생쥐 티틀마우스 아줌마, 음흉한 여우 신사, 경제활동을 이해해서 물건값을 올리는 영악한 고양이 타비타 트윗칫 등등 인간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보여주고 있다.
또, 현대지성 판이 좋은 이유는 23개의 이야기의 도입부에 [이 이야기에 관하여]라는 현대적 설명이 뒷받침되어 흥미를 더해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0. 모펫양 이야기’에서는 새끼 고양이 모펫 양과 그를 무서워하지 않는 쥐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애니메이션 중에 하나인 ‘톰과 제리’의 모티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작가가 힐탑 농장에서 이 작품을 집필했는데, 이웃에게 빌린 새끼 고양이를 모델로 삼았다는데, 찾아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비하인드 스토리가 더 흥미를 자극한다.
마지막으로, 조앤 k. 롤링이 밝히기를 해리 포터의 성을 베아트릭스 포터에게서 따왔다고 했다. 미혼모로 아이를 키우는 데 힘이 들었던 조앤이나, 능력이 출중함에도 나아갈 수 있는 분야가 한정적이었던 포터나, 어느 정도 여성으로서 지닌 유사성이 있는 것 같다. 여성으로서 억압적 삶을 강요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그녀는, 자유로운 동물들의 행동을 통해 사회적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열망을 은연중에 드러냈을 지도 모른다.
100년 전의 그림과 동화가 지금의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기쁨은 실로 놀랍다. 꼭 피터래빗의 창의력 넘치는 세계에 놀러오시길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