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지만 정말 너무해! - 새내기 아빠의 좌충우돌 폭풍 육아
란셩지에 지음, 남은숙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아이도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살피는 전업주父 또한 사랑스럽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동시에 많은 것을 새로이 얻는 것이다. 자신에게 맞춰져 있던 삶의 초점이, 완전히 새로운 개체에게 전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은 1가구 1자녀 정책과 마오쩌둥의 양성평등 정책으로 인해 유교권임에도 여권이 굉장히 빠르게 상승하였다고 들었다. 중국 남성들은 요리나 육아, 살림을 오히려 대부분 도맡아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저자 란셩지에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애니메이터로, 일반적인 '가장'이었다. 자타공인 상남자로 살아오던 저자는, 어느날 워킹맘인 아내를 대신해 육아와 살림을 도맡게 되었다.

GOD의 유명한 노래가사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가 괜히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린 것이 아닐 것이다. 아이는 혼자 자라는 것이 아니라 의식주 전반에서 모든 손길을 요한다. 부모는 한없이 다 주고 싶은 마음이다. 자신은 대충 인스턴트 음식으로 때울 지라도, 자식에게는 영양이 풍부한 건강한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은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같은 모습으로 자는 것, 비슷한 식성을 지닌 것, 묘하게 닮은 구석을 찾는 것 등 소소한 것에서 오는 '혈연'의 확인

이 부모를 살게 하는 것이 아닐까. 

아이가 부모를 필요로 하는 시간은 힘들고 고단하지만, 짧다고들 한다. 엄마와 아빠 밖에 없던 아이의 세상에 친구와 사회가 들어오며, 부모의 입지는 조금 작아지나보다.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대견하면서도 아쉬운 것. 조금만 천천히 크면 좋겠다는 마음이야말로 부모가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지는지를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아이를 키우는 것은 아이가 보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문턱이 어느날 너무 높아보이는 것. 길가의 담배연기가 세상 무엇보다 나쁜 것으로 느껴지는 것. 따가운 햇빛에 그늘만 찾아다니게 되는 것. 골목골목 튀어나오는 오토바이와 자전거에 심장이 철렁하는 것.  그럼에도 아이가 새로이 마주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함께 공유하고, 그 추억들을 나눠 담을 수 있는 것. 아이가 자라는 것과 동시에 아빠도 성장한다. 이 책은 자녀교육일반에 대한 초보 아빠의 순수한 사랑을 담은 육아에세이이자 육아법 그림책이다. 

조카가 있어서 조카를 보러가면 항상 사진기를 빼어들고 쉬지않고 찰칵대는 편이다. 지금 이순간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사랑스러운 모습들을 저장하기 위해서인데, 내 맘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조카는 괜히 사진기를 싫어한다. 잘 노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고 싶은데, 왠지 모르게 그 예쁜 모습이 사진기에는 내 눈에서 만큼 예쁘게 담기지 않는다. 그렇지만 흔들리고, 초점이 어긋나고,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도 그 사진마저 소중하다. 그것이 사랑인가 싶다. 

아들 사진이 마지막에 하나 나와있는데 보자마자 미소짓게 되었다. 아기 얼굴만한 거친 손과 함께 있는 순진무구한 아이의 얼굴이 너무나 귀엽다. 


전통적으로 여성의 것으로 여겨지던 육아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미디어에 많이 나오고 있어서 기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국민예능처럼, 이 책도 그렇게 사랑받으면 좋겠다. 육아는 한 사람을 키워내는 대서사이다. 당연히 부모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내야 하는 단계로서의 과정이고, 동시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배움의 과정이다. 육아하는 아빠가 많아져서, 아빠의 사랑을 추억할 수 있는 가정이 늘어나길 바란다.

책의 초입에 적혀진 짧지만 강한 쉐익스피어의 문장으로,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자신의 아이를 알고 이해하는 아버지야말로 현명한 아버지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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