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속에서도 빛나는 인간>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끝내고, 천천히지만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오는 몸을 보면서 저자는 행복해한다.그러면서 암이 아니더라도 쉽지 않은 삶을 지나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의 인사를 건낸다. 무엇보다, 슬픔과 고독 속에서 그의 유머는 더욱 빛난다.
그는 비록 스스로가 잡지에 나오는 강인한 사람도 아니고, 위기를 극복한 위인들 같이 대단하고 의연한 사람이 아니라고,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도 지친 사람에 불과하다고 자조한다. 그렇지만, 원래 모든 인간은 그렇다. 어느 정도 결여되어 있다. 자신이 완벽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신 혹은 사기꾼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는 오랜 투병생활로 자신의 정신이 병들었고, 더 이상 감추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슨 연유든 간에 인간에게는 각자의 아픔과 슬픔이 있고, 따라서 정신이 어느 정도 병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를 사랑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블랙코미디의 개그맨처럼, 자신을 낮추고 세상의 고통을 비웃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삶과 인간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감출 수 없다. 향수의 주인공 그루누이 같이 무취였던 자신을 구제해주려는 사람들의 체취로 뒤섞여졌고, 본인도 받은 만큼 열심히 비비적거려서 또 한명의 그루누이를 돕겠다는 그는, 누구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