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살 것인가 -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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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살것인가 #을유문화사 #유현준 

#180609 #완독 #강추

 
한줄평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현명하고 따뜻한 고찰 (4/5)



<쓰기 전에>

연히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어보게 된 책이다반 정도 훅 읽고 이 책이 또 한 번 유현준 교수의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신했다출판사에서 힘들게 만나게 된 인연인만큼여러분들께 이 책이 단순한 서평용 도서가 아닌 '마음에 남는 책'이 되길 바란다고 하셨다양서를 미리 접하고 마음에 새길 수 있는 우연하지만 감사한 기회를 주신 을유문화사에게 감사드립니다

<제목 및 디자인>
표지 디자인. 별로 인덱스를 치며 읽는 타입은 아닌데,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표시를 왕창 해버렸다. 그만큼 좋은 부분이 많았다.

  
갱지 느낌이 나는 표지에 펜으로 스케치한 것 같은 타임스퀘어가 그려져 있다정갈한 네모들이 군집되어 있는 것이 묘하게 현대적임과 동시에 유적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분명 현대 도시이자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city의 모습에 어째서 나는 고전적인 유적의 쓸쓸함을 느꼈을까책을 읽고 나니 명확해졌다표지의 디자인에는 자동차와 조명이 없기 때문이다도시의 이미지에는 빼곡히 들어찬 사람과 형형색색의 광고판시끄러워보이는 자동차의 해일이 수반된다그러나 이 책의 표지에 사용된 그림에는사람은 적고 두 개의 후자는 결핍되었다이는 결과적으로 묘하게 현대적이고 도시적이지 않은’ 느낌을 준다올해 초 ‘call me by your name’이라는 좋은 영화를 보고 나와금요일 저녁에 홍대입구역에서 신림까지 가는 2호선을 타면서 느꼈던 박탈감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영화보다도 강하게 남은 인상이다그런데 만약 저렇게 유유자적한 도시라면꽤 살만할 것 같다그러니까 결국,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유현준 교수의 물음은 당신의 삶을 어떤 공간에서 그려나가고자 하는가와 일맥상통한다.

<공간과 사람에 대하여>



어디서 살 것인가를 읽는 것은 내게 끊임없는 질문으로 다가왔다앞으로의 삶을어떤 공간에서 채워나갈 것인가 하는 물음들은 결국 공간에 대한 질문이자 동시에 삶과 나 자신에 대한 것이었다굉장히 엄격한 규율들로 얽힌 기숙사와 학교에서 20대 초반을 보냈고 최근 2년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삶에 다시 없을 자유로운 의 공간에서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 나로서는공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 가를 어느 정도 체감하고 있었다. ‘2장 밥상머리 사옥과 라디오 스타에서 천재를 키우는 공간에 대한 유현준 교수의 시각이 재미있게 다가왔다다양한 피부색의 수백 가지 민족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다양한 문화가 모여서 만들어 내는 충돌이 사고 패턴의 새로운 변종을 만들어 내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동시에 도시와 시골이 다르고도시들도 다 제각기 특색이 있다는 점을 부럽다는 저자는 동시에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주거 환경을 아쉬워한다. 1장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우리나라 청소년은 대부분 비슷한 아파트에 살고비슷한 생김새의 아이들과 비슷한 교육을 받으며 비슷하게 자라난다는 것이다이런 획일화된 보편성은 간편하지만 동시에 창의성을 말살한다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나타난 것처럼 현대는 곧 다양성과 탈중심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그럼에도 우리나라는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같은 것을 추구하며 그를 벗어난 사람과 공간들을 틀린 것으로 취급한다더 높은 공간에서 넓이 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는 포용적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그리고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그러하면 좋을 것이다.

뒷 표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작가인 유홍준 교수의 멘트가 들어있다.
<나만의 공간에 대하여>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7년 기숙사 생활을 접고대학원 근처에서 자취를 시작하며 오롯이 나만의 공간을 가지게 되었다기숙사에서 사는 것은 좋았지만, ‘혼자만의 공간이 없는 인간은 예민해질 수 밖에 없었다누구와 다로 할 이야기도 마땅히 장소가 없다보니 깊은 감정의 교류가 어려운 적이 많았고때로 너무 우울하거나 슬프더라도 부끄러움에 감정을 꾹꾹 눌러 포장하는 경우도 많았다책에서는 건축가들이 바라보는 공간을 정주(定住)이냐 동적이냐공적이냐 사적이냐의 4분면으로 나눈다고 하였다사적 공간의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결과적으로 내가 갈 수 없어져서특히 공적인 정주이 없는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사적으로 돈을 내고 시간 단위로 공간을 구매한다고 하였다카페비디오방노래방찜질방특히 모텔 대실이 그렇다마찬가지로 가족이 여럿인 집에서 화장실이 하나인 경우에 화장실 때문에 아이들이 많이 싸운다자기만의 공간이 없는 사춘기 아이들의 최후 도피처는 개인의 사생활이 보장되는 소도같은 공간이다다행히 기숙사가 아니고 본가에는 항상 내 방이 있었다고등학교 때는 대개 기숙사에서 2주를 보내고 주말에만 집에 갔는데부모님이 별로 터치하지 않아주셔서 온전한 휴식과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항상 충전이 가능했다지금도 그렇다사람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임에도 1~2주에 한 번은 꼭 집에서 아무 것도 없이 혼자보내는 시간을 갖는다그것은 나의 공간이고내 삶의 공간을 영유하는 것은 곧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소중한 가치라는 것이다결혼을 하든동거를 하든누구랑 살든 꼭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동반자만의, 아이들만의 공간도 만들어야겠다.

중간중간 있는 그림과 사진들이 이해를 정말 잘 돕는다. 그림은 누가 그렸을까.
<건축으로 읽는 세상>

이 책은 단순히 건축에 대한 어떤 대학 교수가 자랑하는 책으로만 읽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엔 너무 재미있고(...) 결과적으로 이 책은 건축과 건물을 사랑하는 전문가 눈으로 본 세상 이야기이다. 동시에 그 이야기는 포괄적이고 넓게 세상과 인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대변한다굳이 통섭을 얘기하지 않아도 '세상의 모든 학문들은 역설적으로 깊게 들어갈 수록 넓게 연결된다'는 점을 유준현 교수는 우리에게 다시 확인시킨다그가 던지는 질문들은 다른 이론으로도 대답할 수 있지만건축의 측면에서 그의 대답은 놀랍도록 현명하고 통찰력이 있다몇 가지 소개하자면 이렇다
  
단상 위의 사람이 권위를 가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실리콘 밸리에서 벤처 기업들이 많이 나오는가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학교 건축은 어떤 모습을 지녀야 하는가
왜 한국의 도시들은 특색이 없고 다 비슷비슷한가
좁디좁은 1인 가구가 도시의 넓은 공간을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회사를 어떤 구조로 만들어야 사람들을 더 소통하게 하는가
인스타그램과 미디어가 개인에게 부여하는 공간적 권력은 무엇인가?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질문에 대해 톡톡 튀는 동시에 수긍하게 하는 대답을 하게 하는 유준현 교수의 수업을 들어보고 싶다는 감정이 강하게 들었다무엇보다 특히 재밌었던 부분은 랩퍼나 반항아들이 후드티를 쓰는 이유가 후드티를 씀으로써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고 자기를 숨길 수 있고’, 그 좁은 모자 속의 공간에서라도 주체성을 띤다는 점을 보이기 위함이라는 것이다왠지 모르게 모자나 후드선글라스를 쓰면 당당한 동시에 아늑한 느낌이 드는 것이 그 때문이었을까. 인간은 이성적이라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그 환경은 대개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넓게 포함한다.

우리를 화목하게 만드는 도시를 함꼐 만들어 보자. 마지막 문장이 참 좋다.
<맺으며>

저자의 도시와 건축에 대한 넓은 지식그리고 그에 대한 인문학적이고 사적인 해석은 전문적인 동시에 대중적이다그의 이야기는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고기술의 발전 스펙트럼을 넓게 포괄하며첨단과학으로 완성되어가는 우리의 공간을 어떻게 인간답게’ 꾸려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성찰을 촉구한다우리는 이 도시에서이 공간에서지금의 삶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행복해지기 위해서는공간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도시에 사는 우리들과우리가 만들어나갈 그 공간의 이야기에 대해유준현 교수가 이끌어주는 한 권의 탐색은 더할나위 없이 즐거웠다그의 전 작도 꼭 읽어볼 것을 약속한다



이 서평은 을유문화사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것임을 밝힙니다. >


이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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