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몰락 1 범우고전선 35
오스발트 슈펭글러 지음, 박광순 옮김 / 범우사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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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발트 슈펭글러(Oswalt Spengler, 1880-1936))는 독일의 역사학자였다. 그의 주저인 <서구의 몰락>이 1995년에 한글로 번역되었다. 토인비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학자이지만 토인비가 그의 역사학을 수립할 수 있었던 것은 슈펭글러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토인비의 역사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슈펭글러의 역사학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유명한 토인비의 역사 공리인 '도전과 응전으로서의 역사'는 슈펭글러의 숙명론적 역사학에 대한 반기라는 점을 알아야한다. 이 공리에서처럼 토인비는 철저히 슈펭글러로부터 그의 연구를 이어받았음을 알아야한다. 그러면 슈펭글러의 역사학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일단 그는 그 이전의 역사학계의 전통을 거부했다. 그래서 그는 초기에는 역사학계에서는 이단자로 여겨졌다. 그의 연구 방법이 매우 독특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역사학계의 자극으로 역사학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박학다식 여러 분야에 대한 엄청난 독서를 통해 역사연구에 몰입하게 되었다. 그는 니체와 괴테의 영향을 받았다. 니체 당시에 독일에는 헤겔과 쉘링의 철학이 휩쓸고 있었다. 이에 대해 니체는 철학자의 논리적인 체계가 아무리 엄밀하고 정확하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학자의 논리일 따름이다. 헤겔과 쉘링의 철학이 제아무리 논리적인 것일지라도 그것은 관념의 산물이지 누구에게나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그것 자체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결코 아닌데 사람들은 그것에 속는다고 비판하였다.

이처럼 니체는 철학의 논리 자체보다는 그 논리를 바깥에서 관찰하고 철학의 문제를 문제삼았다. 이렇게 논리 안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 자체를 문제삼는 방법을 슈펭글러가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는 기존의 역사방법을 수용하지 않고 방법을 문제삼아 방법을 새롭게 정리하였다. 괴테는이 세상의 모든 것은 너무나 그 의미가 깊어 직설적인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는 은유를 통해서 이것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것을 받아들여 그는 역사를 모두 다 표현할 수 없으므로 괴테가 세상을 은유로 표현하듯 역사를 Group이론을 통해 표현하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슈팽글러는 역사를 8개의 단위로 구분하여 연구하였다. 그리고 각 역사의 단위를 수학적인 방법인 'Group이론'으로 연구하였다. 'Group이론'이란 간단히 말하면 역사 내에서 변하는 것(Transformation)과 변하지 않는 것(Invariant)을 각각 찾아내는 이론을 말한다. 한 역사와 다른 역사를 비교하는 것도 자기의 것을 중심으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의 변하는 것(Transformation)과 변하지 않는 것(Invariant)을 각각 찾아내어 그것의 완성도를 비교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슈펭글러는 자기중심적인 역사연구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

역사는 하나의 생물처럼 탄생, 성장, 쇠퇴 그리고 종말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모든 역사는 이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슈펭글러는 현재의 서구문명도 지금의 문명이 고도로 발전하면 결국은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래서 그의 역사연구의 저서명이 <서구의 몰락>(The Decline of the Wes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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