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말도 안되는 책이 나왔다. 사피엔스는 호모 사피엔스의 시작부터 현재의 인류까지 '빅히스토리'를 합리적 추론으로 접근하여 낱낱이 살펴 보고 저술했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마치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이 전에 우연히 보게된 1424년 주아네 피치가노의 세계지도를 보았을때의 놀라움과 비슷할 것이다.

그는 이러한 거대한 인류 역사를 통해 질문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를 뛰어넘어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에 대하여 끊임없이 생각해야된다고 말한다.

인류는 정작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채 미래에 행복이 있다고 생각하여 끊임없이 발전을 해왔다. 이것은 마치 당근을 앞에 매달아 말을 달리게 하는 꼴이다. 말은 자기가 지치기 전에 저 당근을 먹을 수 있을것이라 생각하지만 도착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그것이 가능하리라 보진 않는다.

인류의 기술이 채렵수집 시절과 비교하여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에 대해 어떤 이도 '아니다' 라고 말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더 행복해졌는가? 에 대해 '그렇다'고 자신할 사람은 몇 없다. 인간의 만족감이나 행복은 객관적인 지표로 결정되는것이 아니라 매우 개인적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수렵채집인은 주당 평균 35~45시간 밖에 일하지 않았으며, 사흘에 한 번 꼴로 사냥을 나갔고, 사냥을 나가지 않으면 채집을 하는데 그 시간도 하루에 고작 3~6시간에 불과하였다고 이야기 한다. 나머지 시간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여가 생활을 했을 것이라 말한다. 어떤가? 끊임없이 야근을 하는 현대 직장인에 비해 불행하다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의학기술의 발달로 유아들의 사망률이 급격히 줄어들고, 질병이나 페스트 같은 대형 참사가 없어진 것들에 대해서는 단연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했다할 것이다. 그리고 인류는 끊임없는 전쟁과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 제국을 이룩했다. 이제 핵전쟁은 집단 자살의 한 방법으로 전환되며 더 이상 대규모 국가전은 비효율 적으로 보인다. 또한 자원 쟁탈을 위해 전쟁의 이유를 만들던 각 국의 수장들은 석유를 제외하고는 더 이상 자원 쟁탈의 의미가 없음을 깨달았다.

진정한 평화의 시작인지, 폭풍전야인지 70년이란 시간은 무척 짧아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리고 초인간적인 신인류, 사이보그 인류 등 호모 사피엔스 이후 새로운 지구의 주인이 나타나도 전혀 이상할 것 없다고 말한다. 베르베르의 소설 '제 3인류'가 현실이 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작가의 천재적인 시각과 의문제기로 매우 재미있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최고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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