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또는 욕망의 사다리 한길컬처북스 10
이거룡 외 지음 / 한길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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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실린 "비코의 몸의 정치의 비편적 계보" 에서 저자는 (정화열, 미국 모라비언 대학 교수) 는 유용한 참고자료를 많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 자체는 산만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또  김주환 (미국 보스턴 대학 교수) 에 의해 번역된 문장은 영어를 그냥 한국어로 옮긴 직역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읽기에 불편합니다.


무엇보다 저자는 기초적인 설명 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칩니다. 다음의 예를 봅시다. 저자는 육체의 해석학의 근거로서 여성적 쾌락 (jouissance)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  쾌락 (jouissance)으로서의 지네시스 - 스파르타의 의미에서 '여성의 허수' - 는 몸의 정치나 육체적인 것에 대한 심미적 심상을 기호화한다." 이 문장이 이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친절한 설명이 없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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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
나이절 워버턴 지음, 박수철 옮김 / 지와사랑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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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나이절 워버튼의 책, 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 중 « 철학적 글쓰기 » 를 요약한 것입니다.

철학적 글쓰기는 사고 과정입니다. 철학적 글쓰기는 자신이 연구한 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의 쟁점을 이해하고 핵심 개념을 확인하면서 자신의 사고를 자극하는 과정이 철학적 글쓰기입니다. 그러므로 다소 막연하더라도 개요 짜기 부터 시작해 글쓰기를 일찍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글쓰기를 일찍 시작하면 나중에  퇴고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습니다. 충분한 교정은 글을 더 완벽하게 만듭니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글을 쓰면서 동시에 사유하는 철학적 글쓰기가 철학 하기입니다.

철학적 글은 지적 소통입니다. 말하고 싶은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지 예상하려면 반드시 예상 독자를 가정해야 합니다. 저자는 머릿속에 독자들을 상상하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한 주장을 펼칩니다. 정확한 단어와 명백한 표현으로 친절하게 주장을 설명합니다. 주장을 논증할 때 독자가 알만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이라도 친절히 설명합니다. 독자가 그 내용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가정하는 게 안전합니다. 즉 독자의 정보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내용을 당연히 안다고 가정하고 설명하는 글에 대해 어떤 독자는 기분이 상할지도 모릅니다. 또 어떤 독자는 그 내용에 대한 정보를 다른 곳에서 찾느라 주의가 산만해질 수도 있습니다. 독자에게 친절하게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는 글은 설득력이 있는 지적 소통입니다.

철학적 글을 쓸 때 개요를 먼저 작성합니다. 글쓰기 전에 주제에 맞는 핵심주장을 표현 할 수 있는 제목을 서론과 결론에 붙입니다. 결론을 향한 주장을 전개하기 위해 저자는 본론의 각 단락에서 말하고 싶은 주제를 미리 정합니다. 주제에 따라 단락의 제목을 붙입니다. 물론 이것은 임시로 붙여진 제목들입니다. 글을 써 가면서 이 제목들을 고칠 것입니다. 삭제되거나 추가될 제목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제를 중심으로 개요를 작성해 두면 글의 일관성을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저자가 생각의 흐름대로 주제와 무관한 글을 쓸 여지를 줄입니다. 주제와 무관한 글은 아무리 공들여 썼더라도 나중에 삭제해야 합니다.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저자는 개요를 미리 작성해야 합니다.

저자는 제기된 문제에 대한 분석으로 본격적으로 철학적 글을 씁니다. 문제 분석은 주장 요약, 비판적 논술 그리고 결과도출 이렇게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주어진 문제에 대한 다른 사람의 주장을 자신의 관점으로 정리하고 자신의 언어로 요약합니다. 그리고 자기 생각으로 정리된 타인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논술하고 평가합니다. 마지막으로 합리적 추론을 통해 자신의 평가를 논증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결론을 도출합니다. 문제를 잘 분석하고 명확한 결론을 도출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더 잘 펼칠 수 있습니다.

철학적 글의 주된 목적은 자기의 주장을 펼치는 것입니다. 각 주장은 모두 결론을 향해 일관되게 전개되어야 합니다. 주장은 어떤 견해를 나열하고 그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장은 어떤 내용에 대한 나의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자신의 비판능력을 확실히 보여줘야 합니다. 그렇다고 그저 나만의 주장 펼치면 안 됩니다. 주장은 합리적 자료에 기반해야 합니다. 또 저자는 자기 관점에서 자기 생각을 명확히 드러내며 주장을 펼쳐야 합니다. 저자는 주장을 통해 자신의 비판능력을 드러내야 할 뿐 아니라 예상되는 비판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저자는 주장할 때 가능한 반론을 예상하고 선제적 대답 해야 합니다. 이는 저자가 단순히 자기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인상을 없애줍니다. 독자는 저자가 독자의 의견을 고려하며 주장을 펼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한 문장은 하나의 생각 단위입니다. 꼭 필요하다면 한 문장으로 밀접한 일련의 생각들을 전해도 좋습니다. 저자는 문장을 통해 하나의 생각을 명확히 전해 야합니다. 그러므로 문장은 단순한 게 좋습니다. 하나의 생각을 복잡한 문장으로 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문장은 생각을 산만하게 할 수 있습니다. 문장이 복잡하지 않은지 또 명료한지는 문장을 소리 내 읽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문장에서 말하고 싶은 생각이 뭔지 잘 모르겠다면 그 문장은 고쳐 써야 합니다. 문장이 복잡해서 그렇다면 그 문장을 나누면 쉽게 해결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예 처음부터 다시 쓰는 게 좋습니다. 독자가 읽고 저자의 생각을 즉시 이해 할 수 있는 문장이 좋은 문장입니다.

단락 하나에는 한 가지 핵심 개념만 제시합니다. 저자는 요점, 논증 또는 사례, 반론을 가지고 단락을 구성합니다. 그러므로 문장 하나로 이루어진 단락은 쓰지 않습니다. 단락의 첫 문장에서는 « 무엇을 하겠습니다. » 라고 핵심 개념의 요점을 보여줍니다. 예로 « 철학적 글쓰기는 객관적이고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 같이 단락의 요점을 명확히 밝힙니다. « 철학은 어원적으로 지식에 대한 사랑입니다. » 같은 사전적 정의는 단락의 요점이 아니므로 쓰지 않습니다. 논증과 사례는 요점을 뒷받침합니다. 논증과 사례는 요점이 되는 핵심개념을 더 명료하게 보여줄 수 있게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논증을 통해 요점을 정당화하고 사례를 통해 핵심개념을 구체화합니다. 마지막으로 반론에 대비해야 합니다. 단락의 요점과 밀접하게 관련된 예상되는 반론을 스스로 제기합니다. 그 반론에 답하면서 다른 사람에 의해 제시될 수 있는 반론에 대비합니다. 단락이 잘 쓰였는지 알려면 단락을 읽고 나서 «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거야? » 라고 질문해 봅시다. 그리고 바로 « 아! 이 말이네 » 라고 답할 수 있으면 잘 쓴 단락입니다.

철학적 글은 요점을 보여줍니다. 절대로 요점을 암시하면 안 됩니다. 어렴풋한 심오함을 보여주는 애매한 글은 철학적 글이 아닙니다. 명확한 요점을 보여주는 글을 쓰기 위해 조지 오웰은 6가지 원칙을 제시합니다. 뻔한 비유를 쓰지 않기, 짧은 단어 쓰기, 단어 수는 최대한 줄이기, 능동태로 문장을 쓰기, 가능한 일상용어 쓰기, 마지막으로 상스러운 표현은 절대 쓰지 않기입니다. 저자는 짧으면서도 쉬운 단어와 품위 있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명확하게 요점을 보여줘야 합니다.

철학적 글은 명확합니다. 명확한 글에는 주제와 관련 없는 내용이 없습니다. 모든 단어, 문장, 단락은 주제와 관련 있어야 합니다. 주제와 관련 없는 내용은 독자의 주의력을 산만하게 합니다. 저자 자신을 드러내는 글도 독자를 혼란케 합니다. « 내 의견으로는 » 또는 « …라고 생각합니다. 등의 표현을 읽으면 독자는 이 내용이 저자의 논증인지 아니면 단순한 감상인지 헷갈리게 됩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일관되게 주제와 관련 있는 내용을 명확하게 써야 합니다.

철학적 글을 쓸 때 저자는 인용을 독창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많은 저자가 자신의 독창적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용을 이용합니다. 짧은 인용의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긴 인용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글이 독창적이지 않다는 인상을 독자에게 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독자는 저자가 인용을 비판 없이 수용한다고 생각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긴 인용은 그대로 쓰지 않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관점에서 인용구를 이해하고 주제와 관련해 사유합니다. 이해한 인용구를 자신의 언어로 주제에 맞게 풀어 씁니다. 이렇게 주제와 관련해 풀어 쓴 인용구는 그  자체가 하나의 독창적 글입니다. 독창적 주장은 독창적 인용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꼭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저자는 비록 완벽하게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의 언어로 인용구를 풀어 썼더라도 꼭 출처를 밝혀야 합니다. 정확한 출처를 밝히며 자기의 언어로 풀어 쓴 인용구는 저자의 주장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독창적 글입니다.

독창적으로 철학적 글을 쓰려면 나만의 사례를 제시해야 합니다. 나만의 사례를 제시하기 위해서 저자는 주제에 대해 잘 이해해야 합니다. 나만의 창의적 사례는 다양한 자료와 여러 가지 주장들을 공부하면서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조합하다 보면 떠 오를 것입니다. 많은 철학자가 자신의 주장을 비유를 통해 설명합니다. 이런 비유는 좋은 나만의 사례입니다. 나만의 사례는 철학적 주장을 전달하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적절한 사례를 읽으면 독자는 저자의 주장을 직관적으로 이해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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