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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세를 위한 교육 예술 - GA311 1924 영국, 토키 ㅣ 루돌프 슈타이너 교육학
최혜경 옮김, 루돌프 슈타이너 강의 / 푸른씨앗 / 2022년 6월
평점 :
루돌프 슈타이너 교육학 신간이 나왔다. [ 7~14세를 위한 교육 예술/ 푸른씨앗 ]
교육을 예술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설명하는 귀한 책이다. 슈타이너의 강연록은 늘 어려웠는데, 이 책은 잘 읽힌다.
1924년 8월 슈타이너는 영국으로 건너가 발도르프 학교의 교사가 될 분들을 위해 8일 간 강연을 했다.
"15세기 이래 모든 분야를 지배해 왔으며 현재에도 지배하고 있는 물질주의로 인해 진정한 인간 인식이 생겨날 수 없는 시대로 인간 교육에 관한 생각이 떨어져 들었습니다."p.12
교육과 관련된 시대의 관점은 세월이 지나도 똑같다. 대한민국 20대 대통령과 교육부장관이 만5세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을 시키겠다고 한 것은 현 사회의 '인간 인식'이 극히 낮아져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98년 전의 비판이 지금에도 똑같이 쓰일 수 있다. 슈타이너는 인간을 제대로 인식해야 교육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첫 7년 동안 유전에 의한 몸이 만들어지고, 이갈이 이후 7년은 유전을 벗어난 몸이 만들어진단다. 그리고 그 시기 에테르도 몸만들기를 벗어나 예술 활동을 추구한다.
상상력으로 아이를 가르쳐야 하는 때라 교사도 충분히 상상에 젖어 아이들의 손발이 되어 살아야한다는 말이 인상 깊다.
교사의 권위를 어떻게 지켜야하는지, 식물학과 동물학을 올바르게 가르치면 아이가 어떻게 스스로 서서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교과목을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으니, 줄그으며 볼 내용이 많다.
우선 처음 7년의 상태를 보자.
"인간이 출생하기 전 혹은 수태되기 전 정신세계 현존에서 삶의 습관으로서 지니고 있던 것이 어떻게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 여파가 얼마나 지속되고 있는지를 이갈이를 하기 전 아이에게서 분명하게 지각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육체 자체가 거의 정신이라는 듯이 행동합니다. " p.22
나는 아이들의 울음, 칭얼거림을 이해하지 못하고 제발 빨리 지나가길 바랐던 시간이었는데 태어나기전의 정신을 볼 수 있었던 때라니!
"인간은 자신의 카르마에 따라, 지상에서 보냈던 전생들의 결과에 따라 완전히 스스로 그 정신적 실체를 준비했습니다. 자신만의 정신적 옷을 입고 있는 것이지요. 지상에 내려 올 때 육체를 하나 선택해야 합니다." p.26
"싫든 좋은 이갈이를 할 때까지 그 육체를 지녀야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인간은 7년에서 8년마다 육체의 외적인 물질을 갈아 치웁니다." p.27
선택한 육체를 가지고 내려오고 또 그 몸을 온전히 자신의 몸으로 또 다시 바꾼다니, 어릴 적 아이들의 모습을 허투루 보고 지나친 것 같아서 아쉬움이 크다. 그는 교사들에게 당부한다.
"교사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깊이를 잴 수 없는 경외감을 가지고 아이 앞에 서야하며, 신성이, 정신성이 지상에 내려오는 중이라는 것을 아이에게서 알아보아야 합니다.p.31
세번째 날 강연이 인상적이다.
"아이는 지구전체와 함께 자라고 지구와 하나로 결합됩니다. 아이가 지상에 서 있으면서 살아있는 거대한 유기체위에, 예를 들어서 고래같이 커다란 유기체위에 서 있다는 표상은 차츰차츰 얻습니다.p.96
식물이 속한 지구와 동물이 속한 인간을 이해하라고 강조한다. 그러면 고래같이 커다란 유기체 위에 서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단다. 그럴 때에야 자기 자신과 무엇을 시작할 수 있단다. 기존 교육계가 인간과 동물 사이 큰 경계를 짓는 것과 다르게 슈타이너는 동물의 총합이 인간임을 말한다. 넘기는 페이지마다 주목할 만한 내용이 빼곡하다.
교사가 가져야 하는 아이들의 표상이나p.122, 아스트랄이 몸에 진입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은 공부거리를 더 던져준다. p.181
그리고 기질로서 아이를 대하는 내용과, 신체의 호흡이 신경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하는 음악수업은 놀랍고 흥미롭다. p.184
여러 교과목을 바라보는 새 관점이 많다. 미술수업에서 ‘선’그림은 그려서는 안 된다고 하는 슈타이너의 의견에 머리가 띵했다. 교사뿐 아니라 부모도 아이라는 인간을 아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질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슈타이너의 교육학이 널리 퍼져 우리의 교육이 인간인식에 가까이 다가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