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 걸 - 청각장애 소녀, 환경 재앙이 닥친 내일을 구하다 장애공감 1318
아스피시아 지음, 이주영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Future Girl(퓨처 걸) 

아스피시아 글-그림 / 이주영 옮김 .

한울림스페셜 


청각장애 소녀, 환경 재앙이 닥친 내일을 구하다.

표지에 그려진 소년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지은이 아스피시아 Asphyxia 는 호주 멜러른 출신의 예술가이자 작가, 연설가이다.

세 살에 청각장애를 얻었고, 열여섯 살에 수어를 배우면서 삶이 바뀌었다고 한다. 어떻게 바뀌었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때부터 농인(청각장애인)의 경험을 공유하는 운동을 해왔고, 농인이라는 이유로 배제하지 않고 함께하는 법을 호주 사회에 널리 알리는 활동으 펼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주어진 환경과 여건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저자의 태도가 놀랍다.

온라인으로 무료 호주 수어 강의를 진행하고 있고, 지금까지 15,000명이 넘는 청소년이 이 강의를 들었다고 한다. 청각장애자가 오히려 다른 이들을 돕는 활동을 한다고 하니 놀랍다. 

그리고 청소년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소설 시리지 [그림 스톤 Grimstones]를 썼다고 하는데 나도 꼭 읽어보고 싶다. 한국에 소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퓨처걸~ 미래소녀인데, 앞 부분 처음을 읽으면서 몇 단어로 미래를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나 어느 때 어느 정도의 시기인지 감 잡기가 어렵다.

청각 장애 소녀 파이퍼 맥브라이드의 일기장 ~ 개인 소유!(읽지 말것.) 이라 되어 있는데 지금 읽고 있다. 

파이퍼의 엄마는 먹는 것 연구학자로 레콘이라는 식재료를 만들어서 상품화하는 회사에서 일한다. 

8쪽 이제는 레콘만 먹기 때문에 요리할 일이 없어서 조리대를 더는 쓰지 않는다.

9쪽 엄마가 또렷이 발음했다. "레콘의 안전성에 관한 소문. 비염이나 천식 같은 걸 일으킨다는 소문 말이야." 

"이제 인류의 65퍼센트가 레콘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모두가 거부해봐. 오가닉코어는 파산하고 말 거야. 

10쪽 파이퍼, 우리는 암을 뿌리 뽑았어! 이 문제도 우리는 해결해내고 말거야. 나는 확신해.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이야."

11쪽 오가닉코어에는 식품 디자이너로만 구성된 팀이 있다. 식품 디자이너들은 엄마의 연구실에서 가루 영양제인 뉴트리움 서스테이트를 가져가 해면처럼 생긴 칼로리 발생 물질인 바이오스포어와 섞은 뒤, 거기에 맛과 색깔 그리고 식감 생성제를 더한다. 모양 틀에서 나온 생김새만 보면 그게 진짜 생선 요리나 죽, 또는 콩 통조림이 아니라는 걸 구별해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12쪽 이런, 소리를 듣지 못하면서 제대로 발음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엄마는 우리가 각자의 맞춤 레콘만 먹도록 아주 염격하게 관리했다. 테일러와 내가 매일 레콘 식사를 바꿔 먹는다는 사실은 엄마에게 비밀이었다.

15쪽 보청기를 빼고 싶었지만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는 끼고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서 꾹 참았다. 

27쪽 우리를 둘러싼 문명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데도, 엄마는 내 발음에 안달내는 걸 멈추지 못했다.

37쪽 "저는 코다(CODA - Child of Deaf Adult)예요.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뜻해요."

52쪽 기업이 자사 상품에서 나온 폐기물을 자체적으로 수거하고 재사용하게 하자는 아이디어도 아드햐가 가장 먼저 주장한 것이었죠. 그 결과물이 바로 레콘입니다. 그리고 이 레콘이 아드햐 바시가 '미래 소녀'라고 불리게 된 이유예요. 바로 늘 앞서 나가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죠.

미래 소녀라는 제목이 여기서 등장했다. 앞서 나가는 생각을 하는 소녀.


책 내용 앞 부분은 너무 황량하다. 먹고 사는 문제로 힘들다. 

중간에 나오는 '상상해보라, GDP보다 행복지수를 우선시한다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를!' 이라는 말~ 오늘도 변함없이 생각해야할 명제이다. 경제와 행복, 숨길 수 없는 상관 관계에 있지만 정직하지 못한 점들, 진실되지 못한 점들이 많다.

이런 속에서

고장난 자전거를 매개로 청각장애소녀인 파이퍼와 코다인 말리가 사랑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 황당한 미래의 척박한 살림살이에 상상력을 발휘해 속깊이 들어가게 만드는 작가의 실력이 놀랍다. 


95쪽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모든 일이 경이롭게 나를 휘감았다. 마침내 내게 두 날개가 자라났고, 말리와 로비가 나의 첫 비행이 시작되도록 힘껏 밀어준 것처럼 느껴졌다.


날개가 돋아난 날

작가는 글과 함께 그림을 자작으로 그려서 작품을 만들었다. 그림들이 뭐 상큼하거나 수준이 높다고 생각이 되지는 않는다. 그저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을 인상 깊게 그려놓고 있다. 꼴라쥬로도 그렇고 다양한 방법으로 그림 말을 하고 있다.


지금 373쪽 중에 167쪽을 읽고 있다.

장편이 일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가 쉽지 않다. 

미래 사회에서 먹거리를 중심으로 인공음식제공 공급자들편과 자연식 주장자들 사이의 긴장이 배경을 이룬다. 레콘이라는 인공음식, 만병통치약처럼 음식에 각종 암을 예방하는 재료들을 넣어서 만들어진 음식, 이것만 먹으면 여러가지 질병으로부터 해방되고 비만도 조절되고 각종 유익한 것들이 가득하다고 주장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보의 제한으로 레콘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이 언론통제를 통해 감추어지고 자연 친화적인 먹거리를 고수하려는 사람들은 소수의 비밀 네트워크에 의해서 유지된다. 

주인공 파이퍼는 청각장애아로서 이런 외면적인 환경 속에서 남자 친구 말리를 만나서 사랑을 꽃피운다. 파이퍼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말리와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쭉쭉 읽어나가면 좋겠는데, 시간도 넉넉치 못하고 틈틈히 시간을 쪼개서 읽어가는데 신속하게 끝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어떤 위기가 어떻게 다가올지 어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이야기가 종결로 나아갈지 아직은 모르겠다. 대중성이 얼마나 확보될지 모르겠으나 정성을 들여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


183쪽 말리는 여전히 내가 자신과는 실질적으로 정반대편에 서 있는 오가닉코어 중심 인물의 딸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세상에, 정말 다행이야.

185쪽 어제 말리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자전거를 돌려주기 위해 가계에 찾아 갔었다. 말리는 생기가 없었고, 심지어 조금 거리감마저 느껴졌다.


(어제 꽤 많은 분량의 독후감을 정리했는데, 저장하기가 제대로 안되어 다 날라가버렸다. 짧게 스라고 하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너무 오래 두지 말고 중간 중간 바로 바로 저장을 해야 한다.)


이제 책의 반을 지났다. 파이퍼는 엄마가 시드니에 일자리를 구하여 이사를 해야할 형편이었는데, 16살 소녀의 독립심을 드러냈다. 그 계기가 자연정원,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게 되는 말리와의 관계때문이었다. 그래서 기차역에서 엄마와 함께 시드니행 기차를 타지 않고 도망하여 집으로 돌아오지만 말리가 여자 친구 켈시와의 뜨거운 포응(?)을 하는 장면을 보게 되고 완전히 실망하게 된다. 

파이퍼는 엄마가 자기 없이 시드니로 떠났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엄마는 청각장애인 파이퍼를 경찰에 신고하여 찾으려 했지만 결국 시드니행을 포기하고 일자리도 날아가 버리고 집으로 돌아와 있었다. 파이퍼는 기뻐한다. 


파이퍼는 결국 로비(말리의 엄마)에게 간다. 자연정원에 대해서 더 알아야 할 것들을 알기 위해서였다. 거기서 다시 말리를 만나는데, 말리는 켈시와 사이가 가까와졌지만 켈시가 농인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음도 말하며 간격이 있음을 드러낸다. 

여기서 이 이야기에서 파이퍼는 결국 말리와 사귀게 되겠구나하는 암시를 얻게 되었다.


책읽기가 쉽지 않다. 농인 청각장애인의 이야기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 의사소통에 있어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저자는 어떻게 이런 작품을 써냈고, 또 그것이 우리 한국말로 번역되어 읽히게 되었다는 것이 놀랍고 고맙다. 

파이퍼는 말리의 자전거 가게에서 자전거 조립하는 일을 하게 된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제 292쪽을 읽고 있다. 2/3을 넘어서 이제 마지막을 향해 고비를 넘고 있는 셈이다.

파이퍼는 유명해졌다. 그의 엄마와 정반대의 길을 가기로 16살의 청각장애 소녀가 일부러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접하게 되는 사람들로 인해 큰 영향을 받게 되었고, 미래 사회의 극단적인 인 과학주의적 생활 방식에 저항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지향하는 가운데 결국 엄마와도 화해하고 엄마의 지지를 받는다. 그녀의 재능을 따라서 예술적인 재능이 그녀와 주변의 사람들을 돕는 일에 사용되고 유명해진다. 

그런데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도대체 미래 사회의 모습과 인간 관계를 16살 소녀의 시각과 눈으로 그린다는 것이 말이 될까? 궁금하다.


312쪽

파이퍼는 유명해지고 자연식 먹거리 운동을 비롯한 사회개혁 움직임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청각장애인으로서 완전한 의사소통 앞에서 남자 친구 말리의 솔직한 요구에 다시 갈등이 증폭된다. 파이퍼는 엄마에게 ~


오늘은 마무리하고 싶다. 이 장편 소설을 ~

315쪽 파이퍼의 갈등이 그대로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안 돼! 잘못 생각했다. 수어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엄마는 크게 실망할 거다. 내가 둘러댄 걸 밝힐 게 뻔했다. 언제 수어를 배웠냐고 물어볼 거고, 내가 입 모양을 읽어낼 능력이 있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될 뿐 아니라, 수어에 유창하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될 거다.


몸이 반으로 찢긴 것처럼 느껴졌다. 절반은 완벽하게 평범한 사람이어야 한다. 또 다른 절반은 농인이고, 수어를 하고, 음성으로 말하지 않는다. 대화 도중 사람들이 또 다른 절반을 만난다. 하지만 소개할 수 없다. 왜냐면 둘 중 하나가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아낼 수 없다."

진실 공방이 아니다. 정체성에 대한 문제이다. 장애아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그 자체로 온전한가? 그렇지 못하다. 그렇지 않다면 장애아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를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장애우라는 말을 쓰려고 했다가 그것이 장애인들에게 우호적인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서는 쭈빗했다. 장애인, 비장애인 이라고 쓰는 것을 선호한다고 했다. 장애인 중심의 언어다. 그런데 무엇이 온전한 것인가? 그냥 그대로 온전한 것이다. 그가 존재하는 그대로 자기 중심을 잡고 살아가면서 그의 역할을 그대로 해 나가면 된다. 물론 거기서부터 성장과 성숙과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일은 누구든 해야할 인생의 과업이다. 그것이 비록 더디고 서로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인 면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더라도 말이다.


346쪽 "만약 뭔가 우리 사이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지면 싸움을 걸고 관계를 끝내버리는 대신 나하고 대화를 하는 건 어때? 우리가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말이야."

말리와의 관계가 다시 회복된다. 파이퍼는 말리가 코다로서 장애인과 정상인 사이의 중간에서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세워가는 일에 어디까지 같이 할 수 있을지를 다시 생각한다. 

그렇다 문제는 소통과 관계, 이렇게까지 서로 소통하려고 하는데, 소통을 멀리하고 자기 길로만 가려고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나? 왜 나는 그것을 바라만 보고 있는 거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냥 하늘만 바라볼 뿐이다. 그러나 그것에서 멈추어서는 안 되고 내가 열어야할 것들, 성장해야 할 것들이 있으니 그 길에는 중단이 있을 수 없다. 그래 가자~ 그 날이 이르기까지, 


361쪽 "계단을 내려오자마자 말리가 나를 품에 안았다.'너 정말 대단했어! 정말 대단해! 네가 다음 미래 소녀가 될 거야. 아드햐 바시를 넘어서서 말이야. 파이퍼, 네 손에 식량의 미래가 달려있어."

파이퍼는 광장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수어로 연설을 했다. 그녀가 겪은 자연주의 농법과 먹거리, 그리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생각과 그녀의 예술적 작품 포스터, 그리고 그것들을 스텐실로 만들어 광장 거리에 스프레이로 표현하고, 경찰에 체포된 일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녀를 지원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이 광장에서 그들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온몸으로 연설하는 것이다.


373쪽으로 끝이다. 작가가 그린 그림들, 일기 형식으로 이렇게 긴 글을 써냈다는 것이 대단하다. 그 구성력과 디테일이 남다르다. 페이지마다 그림이 가득하다. 이런 것을 그렇게 그려내려면 어느 정도의 정성과 재능이 필요했을까? 도 생각해 보았다. 

하여튼 내가 이것을 끝까지 다 읽어냈다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사회, 장애인과 비장애인, 자연식 먹거리와 인공식 먹거리, 질병과 건강, 소통과 불통, 관계 그리고 사랑,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당장 소통해야할 이웃이 옆에 있는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