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잘못 알려진 상식 깨부수기
도현신 지음 / 역사넷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임진왜란 잘못 알려진 상식 깨부수기
  대한민국 대표 군사 포탈 사이트 '디펜스 코리아'에서 temojin이란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계신 도현신님이 '원균과 이순신'에 이어 두번째로 저작을 내셨습니다.
  이 책은 원균과 이순신과 같은 조·일 전쟁을 다루고 있지만 전사를 다룬 것이 아닌 지금까지 잘못 알려져온 부분을 풍성한 사료와 논리를 들어 반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4~2005년에 걸쳐 방영된 KBS 1TV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등에서 왜곡했던 부분 및 마치 통념처럼 굳혀져온 부분들이 이 책 한권을 통해 명징하게 깨지고 있는 셈이죠
  저로서도 이런 책이 나와준 것에 대해 대단히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책은 두께가 그다지 두툼하지도 않고 가격도 합리적인 편입니다.
  내용 자체도 기존의 딱딱한 전문서적이 아니기 때문에 읽는데 큰 무리도 없으므로 아직 조·일 전쟁에 대해 잘못된 통념을 지니신 분들께 추천할 만한 서적입니다.
  특히 여전히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까막눈의 일자무식의 칼잡이로 오인하시는 분들이 많으실테지만 실제 히데요시는 센코쿠지다이( 戰國時代 )의 격전 속에서 성장한 영웅이라는 점입니다.
 
 
일본 도에이사에서 제작한 미니시리즈 "오다 노부나가" 중 가네가사키 퇴각전(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와 배트맨 비긴즈,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로 강렬한 연기력을 보여준 와타나베 켄이 오다 노부나가를 맡았던 작품입니다 ). 국내의 무협 전문 채널인 무협 TV를 통해 대망시리즈로 방영된 작품으로 현재의 일본 대하드라마보다 나은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이 가네가사키 퇴각전 당시 아케치 미쓰히데,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연합해 아사쿠라군의 추격을 저지함으로써 오다 노부나가가 무사히 퇴각하게 하는 결정적인 공훈을 세웁니다.
 
  물론 제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시는 분들은 NHK 대하드라마 "후린카잔"( 風林火山 )의 예를 드시겠지만 이 드라마는 솔직히 제가 보기에도 너무 빈틈이 많고 완성도 면에서 아오이 도쿠가와 3대나 무인 도시이에에 뒤쳐집니다. DVD 가격도 너무 비싸서 저로서도 구입을 할 생각을 별로 못하게 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죠
 
또한 일본군이 단순히 칼잡이 집단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본군의 주력 병기는 바로 나가야리, 즉 장창인 셈이죠
  이에 대해 의아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아오이 도쿠가와 3대의 세키가하라 전투 부분을 증거 자료로 제시합니다.
 
  NHK 대하드라마 "아오이 도쿠가와 3대"( 1999
)의 세키가하라 전투 부분. 후쿠시마 마사노리군과 우키다 히데이에군, 오타니 요시쓰구군과 도도 다카토라군, 시마 기요오키군과 구로다 나가마사, 호소카와 다다오키군의 전투를 봐도 주력이 장창에 의한 방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군의 주력이 뎃포가 아니라는 것도 입증하고 있습니다. 실제 불멸의 이순신의 제1차 평양성 전투 부분에서 고니시 유키나가군의 뎃포 아시가루들이 총검술을 방불케하는 백병전을 벌이는 어처구니 없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어차피 이 드라마는 고증과는 상당부분 담쌓은 드라마니
) 과연 그것이 가능했을까? 는 아오이 도쿠가와 3대의 세키가하라 전투 부분( 고바야카와 히데아키의 배반 )을 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2단 뎃포대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하시겠지만 만일 3단 뎃포대라고 해도 상황이 나아졌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처럼 당시 일본군은 뎃포대의 사격 후 고속으로 돌진해 오는 기마대를 저지하기 위해 나가야리 방진을 전진시키고 있었습니다.
  당시 전투의 주역은 어디까지 창이었지 일본도나 뎃포의 비중이 높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그러함에도 우리 드라마에서는 여전히 일본도가 주력이네요. 언제쯤 제대로 재현하려는지...
  또한 당시 일본군은 육전에 강력한 군대였음을 언급합니다. 실제 일본군의 실전경험은 대부분이 육전, 야전 혹은 공성전으로 쌓여진 것이고 이 때문에 단순히 방어용으로 고을을 두른 것에 불과한 조선의 읍성들이 그토록 속수무책으로 함락당한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3중의 견고한 성곽으로 이뤄진 일본의 성에 비한다면 산성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천연 장애물이 없는 읍성은 비교적 수월한 전투가 가능했고 실제 부산진성이 단 4시간, 동래성이 2시간여만에 함락된 것이 이를 입증합니다.
 
 
 
미니시리즈 '오다 노부나가'의 공성전 장면들. 일본의 공성전은 전형적인 육박형이었다. 상대의 원군이 달려오기 전에 최대한 신속하게 성을 함락시켜야 했고 그 때문에 제대로된 공성장비가 거의 없이 그냥 암벽등반하듯 성벽을 기어오르고 성문은 맨몸으로 때려부숴 산노마루, 니노마루, 혼마루, 덴슈카쿠 순으로 각개 격파해 가며 치고 올라가는 방식이었다.
  이렇듯 단련된 일본군 앞에 단순히 마을을 둘러싼 담장과도 같은 조선의 읍성은 그만큼 공성이 쉬운 목표였고 실제 개전 초기 많은 읍성과 진성들이 손쉽게 일본군의 손에 넘어가면서 연안성과 진주성 전투 직전까지 일본군은 조선의 읍성 공격을 수월한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1598년, 일본군이 부산항을 통해 퇴각하는 순간까지 대부분의 육전에서 일본군은 승리를 거두었고 전쟁 자체가 조선 본토에서 벌어지는 바람에 인명피해도 조선이 압도적으로 컸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인명 피해 중 아군 및 명군 장수들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증거 자료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더러운 전쟁 범죄 행위를 아군도 저질렀다는 점을 통해 단순히 일본군의 침공에 의한 것만이 아님을 주장합니다.
  여기에 명군이 참전한 이후 전황이 더더욱 나빠졌음을 입증합니다. 실제 명군이 참전한 이후 평양성을 탈환하는 전과를 거뒀지만 그 이후 조선군의 추격을 고의로 방해함으로써 전황을 더욱 악화시켰고 잦은 횡포와 수탈로 인해 백성들의 불만을 쌓았으니 과연 이것이 원병인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처럼 그 동안 국내에 잘못 알려져 굳혀진 통념들을 깨버릴 명저로 조·일 전쟁을 보다 세밀하게 연구해 보시려는 분들께 적극 추천할만한 서적입니다.
  한마디로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이, 절대로 조·일 전쟁에 대해 주장하지 마라!" 정도의 평가를 내릴 수 있겠습니다.
임진왜란 잘못 알려진 상식 깨부수기
  책 자체는 그다지 두툼한 편이 아니라 부담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 잘못 알려진 상식 깨부수기
임진왜란 잘못 알려진 상식 깨부수기
조·일 전쟁을 다룬 저작들
  국내에서 조·일 전쟁을 다룬 대표적인 서적들 중 하나인 유길만씨의 "이순신과 도요토미 히데요시", 양재숙씨의 "임진왜란은 우리가 이긴 전쟁이었다"
  이 중 유길만씨의 책은 조금 오류가 많은 편이기 때문에 제외시키고 있습니다( 일본 뎃포가 유럽으로 수출되었다느니, 해전에서 일본군의 사상자가 적다고 하느니 )
도다 도세이 저 무기와 방어구 "일본편"
  도다 도세이씨가 저술한 무기와 방어구 "일본편"도 추천할만한 서적입니다. 일본 무기 고증에 대해 상당히 문제가 많은 KBS 대하드라마 제작진이 꼭 읽어보실만한 책이죠
임진왜란 잘못 알려진 상식 깨부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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