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물들인 사람
- 탤런트 김여진 이야기
요즘 연예인들의 자기관리가 특별하다. 잘은 모르지만 소속사에 속해 있으면서 무지 바쁜사람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그렇게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타연예인뿐만 아니라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들은 모두 공인(公人)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따른 책임도 분명히 가져야 할 부담도 안고 있다.
오늘 이야기는 탤런트 김여진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을 물들인 사람’을 돌아보고자 한다. 여기서 두 가지의 이야기를 해 볼 수 있다. 하나는 탤런트 김여진의 봉사활동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이야기다.
우리들 기억속에는 탤런트 김여진은 영화 <박하사탕>, <처녀들의 저녁식사> 등에 출연했었고, 드라마는 <이산>의 정순황후역, <그들이 사는 세상> 등에 출연했다. 또 최근에는 김명민 주연의 <내사랑 내곁에>에 루게릭병 환자인 김명민의 주치의 역할로 등장하는 영화를 찍었다. 또 그 이후에는 <채식주의자>라는 영화도 찍었다고 한다.
▲ 영화<박하사탕>중에서 김여진에 대해 기억에 남는 유일한 장면이다.
비중있는 역할이 아니라 그런지, 영화찍는 날에는 영화를 찍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봉사단체에서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면 그 봉사활동도 오래하지 못했을 것 같다. 참 순수하다. 나이도 이제 먹을만큼 먹은 중년(?)의 나이일텐데 순수하고 곱다. 이런것을 두고 사람들은 ‘사심(私心)이 없다’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들 속에서 탤런트 김여진을 다시 볼 즈음에 우연히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녀의 생각, 그녀의 의지는 무엇이고, 특히 그녀의 인생을 물들인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김여진씨는 어떤 계기로 탤런트를 하게 되었나요? (너무 진부한 질문인가? 그래도 인생을 물들인 계기가 궁금했기 때문에 알고 싶었다.)
“대학졸업할 시기에 연극을 방학 내내 본 적 있습니다.”
그때 방학 내내 본 연극의 제목은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것이다. 그동안 오페라극을 보아왔지만 연극을 보기는 처음이었고 그 순간 얼어붙는 것 처럼 ‘그냥 좋았다’고 한다. 이 연극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냥 여자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다섯 명의 여자들이 각자의 다른 삶을 보여주는데 연극보는 내내 재미있었다고 한다. 다섯 명의 연기를 통해 ‘한정된 시간과 공간속에서 마술처럼’ 다섯 명의 인생을 보여주는 것에 매료되었다. 연극이 끝나고도 바로 일어나 집으로 가지 않고 극장관계자를 찾아가 매달렸다.
“제가요, 대학교 4학년 겨울방학인데, 포스터를 붙여줄테니 예비단원으로 연극을 보게 해 주세요”
방학내내 두 달 동안 매일 연극을 보았다. 낮에는 포스터를 붙이거나 매표소 입구에서 전단을 나누고 밤에는 매일 연극을 보았다. 그러면서 대사를 거의 외우게 되었다. 두 달이 끝날 즈음인가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출연하고 있던 배우 박상아씨가 슈퍼탤런트 대회에 신인으로 나가면서 대상을 받게 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다음날 자기 공연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슈퍼탤런트 대회에서 이 연극에 대해서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극 관람객은 엄청늘었다. 관람객은 늘었지만 연기자는 펑크를 낸 것이다.
그렇게 극적으로 대신 연극무대에 서게 되었다. 그게 처음이었다. 극중 영채의 연기로 데뷔하게 된 것이다. 19세 소녀에서 35세를 마지막으로 암으로 죽을때까지의 인생연기였다.
김여진씨는 이때를 회고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 삶의 지론은 ‘오늘을 사는 것’입니다. 뒤에 어떻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사로잡혔다면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때 포스터를 붙이겠다고 무작정 찾아간 것도 나중을 생각했다면 못했을 것이고, 무대에 서라고 했을때도 자신감이 없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잘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날 그때 그 순간을 오로지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학졸업할때의 어린 김여진의 발언이 아니라 이제 인생의 깊이를 아는 중년(?)의 원숙미를 느끼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리해보면 탤런트 김여진의 지금의 인생을 물들인 계기는 ‘열정’이라는 말이다. 자신의 열정이 지금의 그녀로 바꾸게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개봉을 앞둔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 대한 이야기가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면서 조금은 눈길을 주기도 하지만, TV나 영화를 잘 보지 않는 나로서는 그다지 관심거리가 아니기도 하다. 영화촬영을 위해 20kg을 감량한 김명민을 가쉽거리로 삼아 영화에 대한 이야기, 사람에 대한 이야기, 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직 개봉되지 않은 영화에 대해서 출연한 배우의 입으로 영화를 소개받는 것도 특별하다 싶었다.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 물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역할은 무엇인지도 살짝 물었다.
▲ 영화의 한 장면 <내사랑 내곁에>
<내 사랑 내곁에>는 의식과 감각은 그대로인 채 몸이 점점 마비되어가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 루게릭’과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는 ‘종우’(김명민)와 그의 곁을 지키는 ‘지수’(하지원)의 감동 휴먼스토리이다. 여기에서 김여진씨의 역할은 김명민을 치료하는 여의사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의사는 희망을 주고, 환자에게 친절하게 안내해야 할텐데, 이 여의사는 다소 시니컬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인간의 상황을 그대로 전해주는 역할이라고 한다.
극중에서 김명민이 “지금 제 몸으로 장기기증을 할 수 있나요?”라고 물으면 여의사는 퉁명스럽게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오늘 하루 뭘 할것인지나 생각하세요"라고 대답을 던져준다. 이 대사를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김여진의 지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샨티출판사에서 발간된 <붓다에게 물들다> 현재 인터넷서점(교보문고, YES24, 알라딘, 인터파크)에서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탤런트 김여진씨의 삶을 물들인 계기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사람의 삶을 물들인 붓다의 삶’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물었다. 최근 샨티출판사에서 <붓다에게 물들다>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붓다를 만나 삶이 바뀐 사람들’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고 오늘 인터뷰내내 <삶을 물들인>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니까...
김여진씨는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붓다의 출가와 성도 이후에 전법의 길을 떠났을때 <거리낌없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한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을때 기뻐하고 또 두려움 없이 나아가는 열정을 붓다에게서 보았다고 한다. 안되더라도 괴로워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될까, 해서 무엇할까, 이렇게 한다고 사람들이 알아줄까 하는 생각보다 순간 순간에 깨어있어 아름답고, 지금 하고 싶은 것을 그 자리에서 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것이 붓다의 삶을 통해 느끼는 것들이라고 한다.
▲ 자원봉사자와 함께
김여진 블로그 : http://kimyeojin.tistory.com/17 에 가면 <내사랑 내곁에>촬영도중 김명민의 연기와 열정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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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정토회http://www.jungto.org/ 글| 에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