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투자 가문의 비밀 - 월가의 전설 데이비스 가문의 시간을 이기는 투자 철학
존 로스차일드 지음, 김명철 외 옮김, 이상건 감수 / 유노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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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영웅] 의 저자 피터린치.. 아마도 미국 주식에 투자를 하고 있는 분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마젤란 펀드 운용의 피터린치의 추천글이 책의 서막을 열고 있다.

실존 인물 데이비스 가문의 3대 (1대 셸비 데이비스, 2대 셸비 데이비스_부자가 이름이 같고, 이 책에서는 편의상 1대를 데이비스, 2대를 셸비라고 칭한다, 3대 크리스와 앤드루)에 걸친 투자 철학과 발자취를 한 권의 책에 투영해 놓았다. 또한, 1900년대의 당대 최고의 투자가, 지금까지도 현인/전설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벤 그레이엄(우리가 알고 있는 벤자민 그레이엄) 등의 인물들과 엮인 일화들도 있어, 마치 내가 그 시절에 그 분들의 옆에 있었던 것 처럼 생동감 있는 여정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묘미로 생각된다.

데이비드 가문이 약 100년간 겪은 시장의 변화는...

1) 두 차례의 장기 강세장

2) 25차례의 반등

3) 두 차례의 잔인한 약세장

4) 한 차례의 대공황

5) 7 차례의 완만한 약세장

6) 9 차례의 경기 후퇴

7) 세 차례의 대전

8) 한 차례의 대통령 암살 / 사임 / 탄핵..

정말 '파란만장'하다는 표현 그 이상의 수식어로도 저 많은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주식 시장의 폭락과 급반등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2020년..

그리고, 경기 회복의 기대감과 테이퍼링의 공포가 공존하고 있는.. 그래서 시장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 종잡을 수 없는 현 시점에서, 나의 투자 철학과 대응 방안을 데이비스 가문의 투자 역사를 통해 생각해 볼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주는 교훈은 아래와 같다.

1. 헐값의 주식을 피하라

2. 고가의 주식을 피하라

3. 성장 속도가 빠른 주식을 매입하라

4. 약세장이 기회다

5. 대세를 거스르지 마라

6. 시대적 변수에 주목하라

7. 우량주를 장기 보유하라

8. 뛰어난 리더십에 투자하라

9. 과거에 연연하지 마라

10. 주식은 마라톤이다

사실, 투자 현인들의 서적을 다수 접한 독자라면 위의 교훈들은 많이 들어 봤을 것이고, 역으로 얘기하면 투자에 있어 그만큼 기본이 되고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은 틀림 없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차별점 중에 하나는 3대에 걸친 투자 역사를 기록한 책인 만큼, 어떻게 판단을 잘못하여 실패를 했는지도 보여 주는.. 그래서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경험을 녹여내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면...

< 벤 그레이엄, 워렌 버핏, 데이비스, 이 세사람 모두 투자할 만큼 독보적인 평가를 받고 있던 보험회사 가이코에 관한 얘기다. 보험 판매원을 없애고 우편을 통해 고객에게 직접 자동차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 방식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이는 결국 인건비 절감으로 이어지니 지금 봐도 좋은 전략으로 보인다...

버핏... 그는 가이코의 주가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매입하라는 그레이엄의 충고를 무시하고(월 스트리트에서는 가이코의 주가가 과대평가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었던 시점..) 자신의 저축액 중 대부분을 본인이 발견한 매력적인 주식에 투자했다. 이후 1952년 5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흔히 말하는 '익절'을 했다. -> 좋은 주식에 기회라고 생각했을 때는 집중 투자를 하는 용단을 보였던 버핏이었다..

가이코의 투자 가치를 1960년대 초반에 깨닫고, 데이비스는 상당한 양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다. (버핏에 비하면 상당히 늦은 시점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1970년대에 이르러 더욱 빨라진 자동차, 너그러워진 배심원, 보험 사기 등의 환경 변화가 가이코의 입지를 위협했다.

-중략-

결국, 1975년 적자액이 1억 2,600만 달러라고 공개했고, 주가는 90%나 폭락하며 4.8달러로 곤두박칠 쳤다.

잭 번이라는 새로운 CEO가 선임 된 후, 그는 한 지인의 소개로 버핏을 만나게 되었다.

이 만남의 자리에서 회사가 회생할 경우 유례없는 수익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고, 이런 확답을 토대로 버핏은 주당 2.125달러에서 50만주를 매입했다.

번은 4,70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추가로 매각함으로써 버핏의 기대에 부응했으나, 데이비스는 새 주식이 미래의 수익을 희석시키고 주가에 악영향을 미쳐 결국 주주에게 피해가 돌아온다는 이유로 주식 매각을 반대했다. 결국 데이비스는 가이코의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당시 주가는 2달러에서 8달러로 오른 상태였다. 원래 데이비스는 자신의 감정에 못이겨 투자 판단력을 흐리는 법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너무 화가 나서 가이코의 향후 수익성과 버핏이 수백만 달러를 들이며 보여 준 신뢰감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 데이비스는 죽는 날까지 그날의 결정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이성보다 감정을 앞세우기 쉽상인 나를 포함한 일반 투자자들에게 이 짧은 스토리가 주는 여운은 작지 않다고 생각된다.

이 외에도 니프티 피프티, 세계 대전 등 역사적인 큰 파동이 있던 시절에 주인공들이 취했던 투자 포지션, 그들의 View 등을 살펴 보면서, 코로나 팬데믹에서 경제 회복의 기대감으로 이어지는 주식을 포함한 자산 시장의 큰 물결 속에 살고 있는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되짚어 볼 수 있는 책이다.

혹시 본인이 생각하기에 하루하루 주식 가격의 변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부화뇌동하는 분이라면, 이 책의 주인공들이 격동의 시기에 어떤 투자 자세를 보였는지 살펴 보며, 자신의 투자를 대하는 자세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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