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엄마의 두 얼굴
앨리슨 셰이퍼 지음, 윤승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첫 챕터에 내가 되는 법을 제시한다. 내가 되는 법. 아이와 엄마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뒤로 미루고, 일단은 지금 네가 정말 행복한지 먼저 짚고 넘어가자고,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아이와 엄마와의 관계, 그 하루하루는 정말 자신에게 어떤 감정과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지, 마치 유체이탈을 하듯이 한 번 훑어보고 넘어가자는 것이다. 그렇게 거품처럼 솟아있던 자신에 대한 왜곡을 깨뜨려 버린다. 자신에 대한 확실한 이해. 이것이 전제하는 것은 곧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에 대한 기존의 모든 이미지보다, 자기가 느끼고 반응하는 것에 중점을 두자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이 책의 신선한 점 중에 하나다.

그리고 그 후로, 아이와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서술한다. 여기서도 기존에 세워졌던 아이의 행동에 대한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는데, 너무 감성적이거나 냉소적이지 않게, 다만 아이들의 행동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에 대해서 기술한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끊임없이 독자 스스로가 자신에게 의문을 품게 한다. 아이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반응이 혹시 이런 무의식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였는가 하고 말이다. 아이의 속사정은 그 다음이다.

이제, 내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을 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계속 아이의 요구에만 끌려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왜? 나는 부모니까. 단, 주의할 점! 이 책은, 그리고 현재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과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하고, 그게 옳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떼쓰면 혼내는 건 쉽다. 그러나 그 방법은 많은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이 책은 그 대책을 함께 생각해보자고 말한다. 바로 ‘권력’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말이다. 아이들의 사소한 행동들을, 본능적인 아이들의 권력쟁취를 위한 투쟁으로 보고, 엄마가 그 힘겨루기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제시한다. 때론 단호하게, 때론 그 힘겨루기에서 손을 떼기도 하면서, 아이를 굳이 이기지 않고도, 아이가 스스로 못된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있는지 기술한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탐구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지 제시한다. 놀이와 교육이라는 수단을 제시하는데, 그 적정선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보다,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 책임질 수 있고, 또 어느 정도까지만 간섭해야 하는지, 아이의 능력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제시해 줌으로써 독자 스스로 아이와 자신간의 경계를 다시 재정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굳이 지금 부모가 아니더라도, 이 책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많은 힌트를 주고 있으니, 혹시나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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