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은 국제적인 차원에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은폐하는역할을 했다. 게다가 사실 국내적으로 이 전쟁은 마약 자체와는 거의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대중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도심지에 사는 가난한 대중들에 대한 억압을 강화하며 인권과 시민 자유에 대한 침해를 강화하려는 것과 관련이 깊다.
그렇다고 해서 약물 남용‘이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는 아니다. 마약과의 전쟁이 시작될 당시 담배로 생명을 잃는 사람이 매년 약 30만 명,술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10만 명 정도로 추정됐다. 그러나 부시 정부는 이런 종류의 약물은 문제 삼지 않았다. 그들은 공식 통계상 사망자가 매해3,500명 정도 수준으로 숫자가 훨씬 적은 불법 마약만을 목표로 삼았다. 그이유는 마약과의 전쟁 이전부터 마약 복용자가 수년 동안 줄어들고 있었기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시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벌일 경우, 마약 복용을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대외적으로 자랑할 수 있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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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망명지 독립 단체들이 응답했다. 그것은 ‘국민‘이라고, 군주가 사라진 지금, 당신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시민과 민족의 결합체에 정치적 열망이 주입되면 국민 국가(nation-state)가 만들어진다. 국외 망명지에서 국내만세 시위의 정치적 열망에 이름을 붙였다. 우리가 5장에서 분석한 ‘환상형공화 네트워크’로부터 온 메시지였다. ‘우리는 이제 국민이며, 우리의 만세시위는 국민 국가 건설을 향한 행군이다. - P313

▷환상형 공화 네트워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도산 안창호를 비롯한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해외에 망명해 있으면서 한반도 내 인사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합니다. 3·1 운동 이후 이조직은 세계 각국에 각종 선언서, 통고문, 호소문을 보내면서 일제 치하의 현실을 알리고자 하죠. 이들이 국민의 탄생에 큰 영향을 미쳤고, 대한민국 건국의 뿌리가 됩니다."
▷1919년 상하이 임시정부의 헌법이 ‘정신적인 국민국가‘를 선언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건국 시점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임시정부가 현실의 국가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무형의 의식 속 정신적 국민국가였어요. 현실 국가는 1948년 건국됐죠. 이런 의미에서 1919년을 건국절이라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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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모든 체계는 그 체계의 맹점에 대한 개인들의 무지의 지‘ 를 강요하며, 나아가서 그 ‘무지의 지‘ 가 발생시키는 효과에 대한 무지를 통해서 그 개인들을 지배하는 법이다. 가령 칸트의 물자체(Ding-an-sich)역시 칸트의 관념론 ‘체계‘ 가 수호해야 했던 맹점(點)에 다름 아니며, 그 체계의 위력은 그 맹점(무의식)에 대한 무지가 발생시키는 효과에 대무지와 아득하게 관련된다. 사실 영미 철학자들은 이 맹점을 확대해석해서 관념론 일반을 폄하했던 것이고, 거꾸로, 칸트 이후의 독일관념론자들은 ‘무지‘ 와 맹점이 없는 선명한 ‘체계‘의 작동을 믿은 낭만주의자들이었다. -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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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하나는 또 코페르니쿠스 이야기인데요. 코페르니쿠스 혁명 전 유럽의 천문학 관측기록을 보면 신성nova이 없습니다. 신성이란, 원래 아주 멀어서 지구에서 보이지 않던 별이 엄청난 폭발로 확 밝아지면서 갑자기 우리에게새로이 보이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중 규모가 큰 것은 초신성supernova 이라 합니다. 그런데 옛날 유럽의 천문학 기록을 보면신성이나 초신성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 반면 동시대 중국의기록에는 많이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2장에서 살펴보았듯, 유럽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체계에 따라 달부터 그 위로 천상에 있는 것들은 다 완벽한 존재라고 했습니다. 완벽하기 때문에변하는 것도 없고, 새로 생기거나 사라질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그들은 신성 같은 것을 보았을 때, 달 밑쪽에 있는 지구 대기 안에서 일어나는 기상현상으로 처리해버리고 천문기록에 넣지않았던 것입니다. - P139

과학이론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는 우리가 잘 이해할 수 있는개념을 쓰고, 우리가 잘 다루는 수학으로 풀고, 여러 가지 현상을이상적으로 단순화하기도 하는 식으로 아주 깨끗한 그림을 그려낼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엿볼 수 있는 자연의 모습은 사실장히 복잡하고 지저분한 것 같기도 하고 좀 이해하기도 힘들고 참오묘하게도 복잡합니다. 즉, 여러 가지 실험이나 관측을 해보면 결과는 그렇게 단순하고 깨끗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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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백한 운명‘ 논리의 결론은 무엇보다 명백하다. 전체 서반구(西半球)는 위대한 우리의 무대가 돼야 한다." 새로운 역사와 인권과 깨끗한 양심과 신의 원칙‘에 대한 이야기의 결론은 ‘우리땅이 아닌 것은 없다‘는 주장이었다. 즉 ‘우리는 신으로부터 남의 땅을빼앗을 권리를 받았다‘는 것이 명백한 운명‘ 논리의 골자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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