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
고정순 지음 / 만만한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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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로 길게 뻗은 판형과 흑백의 강렬한 대비가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정약전과 정약용 형제가 서로 다른 유배지에서 주고받은 편지, 그리고 ‘자산어보’가 탄생하기까지의 시간을 고정순 작가 특유의 깊이 있는 연필화로 담아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서로를 그리워하며 편지를 주고받는 형제의 모습이 애틋하다. 흑산의 바다를 관찰하고 생명을 기록하며 ‘자산어보’를 완성해 가는 정약전의 모습에서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도 배움을 놓지 않았던 학자의 단단함이 느껴진다.

책을 읽고 작가의 말을 다시 보니 마음이 더욱 뭉클해졌다. 정약전에게 흑산이 유배지였다면, 오랜 시간 아픈 몸으로 살아온 작가에게는 자신의 몸이 그러했다는 이야기. 책이라는 바닷길을 따라 정약전을 만나고, 그가 바라보았을 세계를 연필로 다시 그려낸 작가의 마음이 그림 곳곳에 스며 있다.

형제의 그리움과 정약전의 학문에 대한 열정, 그리고 그 삶을 오늘의 독자에게 전하는 작가의 진심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역사 속 인물의 삶을 통해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나아갈 힘을 얻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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