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암살사건
김재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책을 들자 한번에 읽어버린 유일한 소설이다.

시작부터 다빈치코드를 따라가는 듯한 스토리전개가 못마땅 했으나 잠시 뿐이었다. 그리고 별로 어렵지 않은 단어에도 부연설명이 따라 붙는 것이 스피드한 속독을 방해하곤 했다. 그러나 우리의 아이들이 이 책에서 우리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읽기 위한 배려라면 불평은 없다.

특히 요즘처럼 가깝고도 멀게느껴지는 일본은 도대체 우리에게 어떤 모습인가를 아주 쉽고도 간략하게 표현해준다. 소수 극우주의의 일본 위정자들, 선량한 일본인들과 자기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일본인에게서 평화를 바라본다. 지난번 독도사태에서 대통령이 발표한 담화문의 한 귀절을 생각나게 했다.
"세계 여론과 일본 국민에게 일본 정부의 부당한 처사를 끊임없이 고발해 나갈 것입니다...
... 우리의 역사를 모독하고 한국민의 자존을 저해하는 일본 정부의 일련의 행위가 일본 국민의 보편적인 인식에 기초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일 간의 우호관계, 나아가서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가 결코 옳은 일도, 일본에게 이로운 일도 아니라는 사실을 일본 국민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서울대학교 허교수, 일제 식민사관에 찌들은 실증주의 사학자가가 강단에서 열변을 토하다가 거꾸러지는 장면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서민영 교수가 한 말이 기억에 맴돈다.
"문헌적 기록만 있다고 해서 역사로 채택되지 않고 오로지 유물적 증거가 있어야만 역사로 기록된다면 기록을 증명할 수 있는 유물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가벼운 소설 한편에서 중후한 것을 찾는 것은 아니지만 성인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 청소년들에게도 꼭 읽게 해보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열심히 읽고 있던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한말이다.
"학교 갖고가서 읽을께요"
"야, 수업시간에는 읽지마라. 쉬는 시간에만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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