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스페인어라고? - 모르고 쓰는 우리말 속 스페인어,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홍은 지음 / 이응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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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출판사 장세이 대표님이 지난번에 <맛난 부사>를 출간한 뒤에 이번엔 스페인어 관련 책을 출간하셨다고 해서 뵙고 책을 선물로 받았다. 출판사 ‘이응’의 책이다. 오랜 기자 생활을 한 뒤 ‘우리말’과 관련된 책을 내고 계신 분이다. 한때 생태책방을 직접 운영하며 생태 전문가로 관련된 직접 수 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님이기도 하다. 멋진 분인데 더 멋진 책들을 내는 분이라 책친구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다. 이응(@oioiobooks)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책들 한 번 둘러보길. 세이 대표님이 밥 사주셔서 소개하는 건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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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번엔 스페인어책이란다. 우리말 출판사인데 왜 스페인어냐고? 그냥 스페인어가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이미 익히 알고 있던 단어들인데 알고 보니 스페인어였던 단어들에 대한 글을 재미있게 엮은 책이다. 저자인 홍은 님은 남미 여행 중에 스페인에 빠져 본격적으로 스페인어 공부를 하며 현지에서 지내다 지금은 한국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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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이게 스페인어였어? 라고 무릎을 ‘탁!’ 치는 단어들이 꽤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츕파춥스가 스페인 브랜드이고 스페인어라는 사실이 제일 충격적이었다. 정말 의심 하나 없이 미국 브랜드라고 생각한 나는 머지. 아무튼 춥파춥스는 ‘빨다’라는 의미를 가진 스페인어라고 한다. 다음에 스페인 가면 꼭 콜라 맛 춥파춥스 입에 하나 물고 사진 찍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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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스페인으로 첫 출장을 갔다. 함께 간 지사장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스페인어 못하지? 그럼 그냥 일단 영어 되는지부터 물어봐.” 그렇게 나한테 알려 준 내 인생의 첫 스페인어 문장. “아블라 잉글레스?” “너 영어 할 줄 알아?”라는 이 한 문장을 나는 택시에서 카페에서 만나는 현지인에게 주야장창 썼다. 근데 영어 할 줄 안다고 대답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 그래서 다음에 출장 올 때는 스페인어를 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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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스페인을 여행하며 말장난으로 SNS에 기록해 두었던 사진과 글도 찾아봤다.

-프라도 미술관 고야 동상 앞에서
“대체 여긴 어딘 고야?

-하몽집에 들러서 입맛을 다시며
“너 밥은 먹고 다니니? 하몽요!”

-음식점에서 나온 올리브를 먹으며
“맛있겠지? 약 올리브리롱?”

-톨레도를 걸으며 숨 차서
“내 청춘을 톨레도~”

-노천에 앉아 모히또 마시셔
“인생 모히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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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좌측 상단에 'ㅇㅁㅇ'이 들어가 있는데, 이거 무슨 뜻인지 맞추면 천재! 천하의 재수없는 놈 아니고 진짜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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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쪼록 수다같은 긴 대답이 한국어와 스페인어를 잇는 작지만 단단한 끈이 되기를 바란다. 오래 전 나처럼 이 책을 읽는 당신도 인생의 새 지침을 얻는다면 더없이 좋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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