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우웬의 안식의 여정 - 마지막 한 해, 만남과 기도로 꽃피운 일상 영성의 기록
헨리 나우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시간에서는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헨리 나우웬의 안식의 여정이라는 책은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기록된 헨리 나우웬의 책이다. 안식년 1년 동안 기록하고 복귀 3주 만에 심장마비로 떠나게 되면서 이 책이 마지막이 된 것이다. 이 책이 마지막이 될 것을 알았을까? 진정한 안식으로 돌아가게 된 저자는 이 책을 기록하면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책의 제목처럼 안식의 여정을 누렸다고 생각한다.

가끔 나도 어린 시절 적어놓은 일기책들을 꺼내볼 때 그 시절에 추억들이 떠오르곤 한다. 헨리 나우웬은 1995년 9월 2일부터 1996년 8월 30일까지 저자의 내면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이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책을 읽으면서 상상을 해본다.

하버드 신학대학원을 떠나 발달 장애인 공동체 데이브레이크 에서 살다가 1년 동안 안식년을 맞아 첫날부터 마지막까지 짧게 기록한 날도 있고 길게 적은 날도 있다.

사역자에게 있어 안식년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헨리 나우웬도 안식년을 맞는 첫째 날에 기분이 묘하며, 약속, 모임, 강의, 전화 없이 꼬박 1년 동안 지내기를 원했으면서도 막상 그 시간을 보내려 했을 때 바쁜 삶에 중독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안식년의 첫날을 내 앞에 놓인 한 해 "기도의 해" 가 되리라라고 선언한다. 진정한 안식은 기도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휴식과 개인적인 시간 갖는 것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진정한 안식이 무엇일까? 주 안에서 갖는 기도의 쉼이 진정한 안식이 아닐까 싶다.

예수님의 부활과 우리의 부활에 대해 묵상려던 중 묵상이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기분이었다. 우리의 몸은 한편으로 '흙'으로 돌아가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몸 안에서 살았던 삶은 추호도 무가치한 것이 아니다. 이 사실을 표현할 말이 막막했던 것이다........."어리석은 자여 네가 뿌리는 씨가 죽지 않으면 살아나지 못하겠고 또 네가 뿌리는 것은 장래의 형체를 뿌리는 것이 아니요 다만 밀이나 다른 것의 알갱이뿐이로되 하나님이 그 뜻대로 그에게 형체를 주시되 각 종자에게 그 형체를 주시느니라" (고전 15:35-38). 이 대답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꼭 처음 듣는 말 같았다. 우리의 생명은 하나의 씨다. 불멸의 몸을 입으려면 그 씨가 죽어야 한다. (p.113)

이 책은 마치 마지막으로 이 땅에 있는 크리스천들에게 하는 이야기 같다. 아무도 마지막이 될지 몰랐지만..... 쉽게 읽을 수 있게 썼지만, 그렇다고 그냥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글들로 가득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