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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말하다 - 이규현 목사의 설교론
이규현 지음 / 두란노 / 2020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아침밥 먹고 나면 바로 점심 식사 준비하고, 점심 식사하고 설거지하고 나면 또 저녁식사를 준비해서 종일 밥만 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간다고 하셨다. 그러나 식구들이 맛있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피곤함도 싹 가시고, 가장 보람된다는 말씀처럼 설교도 이와 비슷한 거 같다.
설교를 마치고 나면 새벽 기도, 수요 기도, 금요집회, 주일예배 설교를 또 준비해야 하지만, 맛있게 말씀을 먹는 성도들을 보면 가장 보람되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이전처럼 예배를 드리고 있지 못하지만, 준비할 수 있는 시간들이 있어서 좋다.
목회를 말하다 이후 두 번째로 이규현 목사님의 책을 읽었다. 설교자로서 항상 설교를 준비할 때마다 거룩한 부담감이 있다. 그래서 다른 목사님들은 어떻게 설교를 준비하실까? 설교를 준비하면서 어떤 책들을 읽고, 주석을 보실까? 여러 가지 궁금한 점들이 많다.
우리나라 대표 대형교회라고 할 수 있는 수영로 교회 담임 목사님은 어떻게 설교를 준비하실까?
설교자의 마음에 대해 김규현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설교 한 번으로 세상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설교만으로 성도들을 변화시키겠다는 것은 과욕입니다. 욕심을 부리지 말고 성실한 설교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설교로 성도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 (p.42)
신학생 시절에는 설교로 성도들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달랐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내 힘이 들어갈 때가 있었고, 내가 칭찬받기를 원할 때가 있었다.
"설교자에게 설교는 가장 우선순위에 있어야 하고, 설교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목회할 때는 어떤 경우에도 설교를 준비하는 시간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고 철저히 보호막을 치고 시간 관리를 해야 합니다." (p.59)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있지만, 코로나 이전에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목회는 설교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절실히 깨달았다. 지금처럼만 설교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면 되겠구나 하고.....
"목회자는 글쓰기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글쓰기 훈련을 했습니다. 글을 잘 쓰려면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좋은 글을 읽으려면 좋은 글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 눈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그림을 볼 수 있지 않듯, 다 글을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p.162)
같은 성경 본문을 읽으면서도 생각지도 못한 명확하고 은혜스럽게 해석은 그냥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끊임없는 훈련이 훌륭한 설교자를 만들어갈 것이다.
이 책은 신학생, 목회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코로나로 인해 침체되고 어려운 교회들이 이 책을 통해 설교의 중요성과 강단이 회복되는 축복이 있기를 기도해본다.
설교자에게는 서재가 그 비밀입니다. 안에 뭐가 있는지 서재에 들어가 보면 딱 보입니다. 목회가 보이고 설교가 보입니다. (p.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