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현실을 그냥 무시해버리기엔 이놈의 TOEIC이란 것이 우리 사회 전반에 너무도 광범위하게 속속들이 침투해버렸습니다. 오호 애재라,에고,데고, 울고불고 열 받아본들 당장은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당분간은 현실을 인정하는 차원에서라도 싫든 좋든 이놈의 TOEIC을 주물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하루 빨리 이 땅에서 TOEIC이란 것을 몰아내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무지막지하게도 비극적인 현실에 대해 한 마디 보태겠습니다. TOEIC은 말 그대로 하나의 영어 테스트에 불과한 것입니다. 영어 실력을 키워주는 문으로 통하는 열쇠도 아니고 잠에서 깨어나면 곧 영어가 술술 풀려 나오게 만드는 마법도 아닙니다. 시험,바로 그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 시험이란 것에 매달려 보고, 또 보고, 그래서 시험 요령을 익혀가면서 누적된 것이 이른바 TOEIC 성적이란 것인데, 이게 바로 문제가 되는 문제입니다.

TOEIC 성적이 좋으면 영어도 잘 해야 할 터인데 그렇지 않은 현실. 만점대의 토익 점수가 정작에 이 사회에 필요한 실제 거리가 있다는 점이 바로 문제입니다. 편리한 시험이긴 하지만 주객이 전도되어 그 시험이란 것이 목적이 되어버린 현실이 문제이고, 뒤바뀐 이 어긋난 목적에 지나치게 국력이 소모되고 국부가 유출되고 있는 것이 문제이고, 정작에 필요한 영어 실력은 기대치에는 터무니없이 못 미치고 있는 것이 문제이고, 우리의 국력을 키우자면 배워야 할 빌어먹을 영어를 제대로 배울 기회를 우리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빼앗기고 있는 것이 문제이고, 이런 현실을 문제로 여기지 않을 정도로 요지부동으로 고여 썩어가고 있는 안일한 분위기가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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