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찻길로 직로라 차로 오자면 고향은 배편이 안전타고 뱃길로 돌아왔다. 어디는 제 땅이 아니냐. 아무 데나 내려서 가자. 인천에 와 닿고 보니 뜻도 않았던 삼팔선이 그어져 제 나라가 아닌 것처럼 남과 북이 제멋대로 굳었다. 그래도 내 땅이라 못 갈 리 없다고 삼팔의 경계선을 넘다가 빵 하고 산상에서 터져 나오는 총소리에 기겁들을 하고 서성거리다 보니 동행자 중 한 사람이 거꾸러졌다. 삼팔의 국경 아닌 국경을 넘기란 이렇게도 모험인 것을 체험하고 고향이래야 일가친척도 한 사람 없는 그리 푸진 고향도 아니다.어디를 가도 제 손으로 터를 닦아야 살 차비다. 서울도 내 땅이라 보퉁이를 풀러 놓고 터를 닦자니 어려워만지는 생활, 겨울까지 눈앞에 떨어졌다. 초막의 추위는 지금도 고작이다. 밤새도록 담요 한 겹에 쌔워 신음하는 어머니, 가슴이 답답하다. 시원한 바람이 그립다. 눈이 짝해지자 산을 탔다. 산을 타니 산바람이나 시원할까. 고향이 그립다. 배꼽줄이 떨어져서부터 놀던 바다, 고향의 앞바다, 푸른 바다, 시원한 바다, 그 바다나 마음껏 바라보았으면 바다 끝같이 가슴이 뚫릴 것 같다.부질없이 봉우리를 주어 올라 지랄을 부려 보나 마음이 후련할까. 아침이 늦었다고 시장기만이 구미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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