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악마(小惡魔)
저자 : 박용철
내 심장은 이제 몹쓸 냄새를 뿜으며
가마 속에서 끓어오르는 콜타르 모양입니다.
가죽히 들리는 시냇물 소리도 귀찮고
개구리 울음은 견딜 수 없이 내 부아를 건드립니다.
내가 고개 숙이고 들어가지 아니치 못할
저 숨막히는 초가지붕을 생각고
나는 열 번이나 들쳐서 나무칼을 휘둘러서는
애먼 풀잎사귀를 수없이 문지릅니다.
비웃어주는 별들도 숨어버리고
반 넘은 달이 구름에 싸여 희미합니다.
힘없는 조으름이 온 나라를 다스리고
배고픔이 날랜 손톱으로 관장을 긁을 뿐입니다.
지리한 장마 속에 귀한 감정은 랑이가 피고
요행히 어리석음에 동말을 타고 돌아다녀서
난장이가 재주란답시뒤궁구르면
당나귀의 무리는 입을 헤벌리고 웃습니다.
이러한 공격을 내가 더 어떻게 계속하겠습니까?
이제 내 감정은 짓부비어 팽개친
종이 부스러기 꼴이 되어 버려져 있습니다.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