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했다."묘가 이 정도란 말인가! 이것도 내게 가르쳐 줄 수 있는가?" 손님이 말했다.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법입니다. 묘를 어찌 가르쳐 줄 수 있겠습니까? 만약 가르쳐 줄 수 있다면 이른바 묘랄 수가 없겠지요. 굳이 말하라시면 한 가지 설명이 남아 있습니다. 당신이 내 방법에 따라 아침에도 드리우고 저녁에도 드리워 정신을 집중하고 뜻을 쌓아서 날이 쌓이고 달이 오래되어 익혀 습성을 이루면 손이 알아서 움직이고 마음이 절로 터득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한다면 혹 터득할 수도 있고 터득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하나도 알지 못하고 도리어 스스로 미혹될 수도 있고, 문득 깨닫고도 깨닫게 된 이유를 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모두 당신에게 달려 있으니, 제가 어찌 간여하겠습니까? 제가 당신에게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나는 이에 낚싯대를 던지고 탄식하였다. "손님의 말이 참으로 훌륭하다. 이 도를 미루어 나간다면 어찌 다만 낚시질에만 쓸 뿐이겠는가? 옛사람이 ‘작은 것으로 큰 것을 비유할 수 있다‘라고 했으니, 어찌 이 같은 종류가 아니겠는가?‘" 손님이 떠난 뒤에 그 말을 기록하여 스스로 살피는 바이다.
- P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