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버드 독깨비 (책콩 어린이) 72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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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발휘된 친절의 힘과 불굴의 용기"

화이트 버드 | 책과콩나무

글. R.J.팔라시오

아이와 함께 읽은 <아름다운 아이>의 작가 R.J. 팔라시오의 작품이라 망설이지 않고 읽게 되었다. 그녀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완성한 첫 그래픽노블이라 더욱 기대되었는데 역시 글과 그림모두 감동을 넘어 깊은 울림을 안겨주었다. 책은 <아름다운 아이>에서 주인공 어기를 괴롭히고 못된 행동을 일삼던 '줄리안'과 그의 외할머니 '사라'에 관한 이야기이다. 유태인이었던 그녀가 어린시절 직접겪었던 전쟁에 관한 이야기로 유태인학살과 인권침해, 전쟁의 폐해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자들은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기 마련이다." - 조지 산타야나

학교 인문학 숙제로 자신이 아는 사람에 관한 글을 써야하는 줄리안은 할머니의 전쟁이야기와 할머니의 친구 뚜흐또 이야기를 쓰려고 할머니와 영상 통화를 한다. 아픈 역사의 추억을 끄집어 내는건 아프지만 손주세대가 제대로 된 사실을 알게 하고 싶어 용기를 낸다.

1940년 6월, 프랑스는 독일에게 항복했다. 그리고 점령지역과 자유지역으로 나뉘게 됐는데 주인공 사라 블룸은 자유지역에 사는 유태인 소녀였다. 자유지역이라고해도 전쟁엔 자유롭지 못했다. 비정상적인 나날들이 늘어나고 급기야 반유태법이 통과되어 그들의 인권은 유린되고 있었다. 그래도 점령지역보다는 사정이 나았다. 그녀는 학교를 다닐 수 있었고 그곳에서는 정상이었으니.. 1943년 봄 어느날 학교에 있던 그녀에게 몸을 피하라는 교장선생님의 지시가 있었다. 이곳도 더이상 안전하지 못했던 것이다. 학교에 있던 유태인아이들은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는 마키단의 대원을 따라 움직여야했는데 그 날 빨간 구두를 신고 온 그녀는 숲으로 따라가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갈 거라 확신하며 빨간구두가 망가지는것이 싫어서 학교 종탑 꼭대기에 숨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보았다. 마키 대원이 총을 맞고 죽었고, 그곳에 있던 아이들이 독일군에 의해 끌려가는 것을.. 남아있던 아이들을 찾기위해 독일군은 학교를 수색하기 시작했고 종탑 꼭대기에 숨어있던 그녀도 발각되기 직전이었다. 그때 나타난 뚜흐또라는 별명을 가진 남자아이가 자신이 아는 비밀통로로 그녀를 대피시킨다. 뚜흐또의 이름은 줄리안 봄예로 소아마비로 두다리가 불편했지만 똑똑하고 착한 아이였다 . 3년을 옆자리에 앉아서 같이 공부했지만 말한번 나눠본적 없는 친구. 그녀는 그와 그의 부모님의 도움으로 독일군을 피해 몸을 숨길 수 있었다.

그들의 희생덕분에 1년을 동네헛간에서 생명을 부지하며 숨어살던 그녀는 늘 찾아오는 벗 줄리안을 사랑하게 되고 그녀와 줄리안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된다. 그녀가 부모님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보냈던 블루벨이 만개한 메르누이 숲에서 말이다... 이 날은 프랑스 원정 군이 이탈리아 에스페리아를 점령했다는 소식을 라디오를 통해 전해들은 날이었고, 프랑스도 전쟁에서 자유로워 질거라 믿게 된 날이었으며 1년만에 밖을 나온 유일한 날이었다. ..하지만 다음날 학교를 가기위해 바삐 움직이던 줄리안은 독일 나치군에게 잡혀간다. 그당시 유 우생학 프로그램과 T4 프로그램 일환으로 유태인 뿐만 아니라 '열등'하거나 '살 가치가 없는 생명'으로 여겨졌던 신체적 혹은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죽이거나 불임 시술을 시키는 사건이 있었다. 그런 말도 안되는 이유로 끌려간 줄리안은 죽임을 당한다. 이 장면에서 너무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났다.

 

아들을 잃었지만 줄리안의 부모님은 목숨을 걸로 전쟁이 끝날때까지 사라를 숨겨주고 돌봐준다. 1944년 8월 프랑스는 완전히 해방되었고 마침내 그녀는 은신처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듬해 겨울 아버지가 살아계시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재회하게 된다. 모든 순간 자신을 존재할 수 있게 도와준 이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았던 사라는 평생 가슴에 남을 줄리안의 이름을 첫 아들과 그의 아들에게까지 물려주게된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줄리안은 눈물을 흘리고 할머니와 약속한다. 세상이 이 일을 잊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불의를 보면 싸우겠다고, 소리를 내어 말하겠다고...

책은 1939년에 일어난 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 정권이 저질렀던 인권유린과 인종차별, 유태인 대학살인 홀로코스트에 관한 이야기다. 전쟁을 겪었던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전쟁이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 일인지 그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것을 잃었고, 어떤 아픔을 견디고 살았는지를 안다. 우리세대가 겪지 않았지만 우리는 안다. 우리 민족이 겪었던 수탈의 아픔들을... 그래서 용서할 수 없다. 그리고 끊임없이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다. 전쟁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도 소외된 작은 나라에선 전쟁이 일어나고 난민이 발생하고 있고, 수없는 인종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알고 있는것을 이행해야한다. 절대 되풀이 되도록 두고봐서는 안된다. 아이들이 우리의 역사와 그들의 역사를 정확히 알고 잊지 않도록 가르쳐야겠다고 다시한번 마음먹게 되었다.

"행해진 일은 되돌릴 수 없으나,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안네 프랑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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