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 겪는 병리현상은 헤아리기조차 힘들 만큼많고 다양하다. 상실감, 피로감, 우울증, 강박증, 자기부정과 같은 가치혼란, 정체성과 존재감의 혼돈 등이 우리가숨 쉬는 현대의 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재독 한국인 철학자 한병철은 현대인의 이런 병리현상은 각자가 착취자인 동시에 피착취자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활동의 과잉이 낳은 활동사회 또는 성과사회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다.

긍정성의 과잉,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무능함,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전부 할 수 있기 때문에생기는 우울증,

다시 말해 오늘날 현대인이 겪는 피로감과 우울증은 자아 바깥의 억압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주도권을 쥐려고 노력하는 주체가 통제할 수 없는 일 앞에서 좌초하며 얻는 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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