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도종환 지음, 송영방 그림 / 문학의문학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읽어보는 수필집, 도종환 시인의 신작에세이 "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도종환 시인은 "접시꽃 당신"으로 국민시인이라 불릴만큼 유명해졌고, 2006년에는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을만큼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널리 알려진 시인이자 작가이다.

 

나도 어렸을때 엄마께서 "접시꽃 당신" 이라는 시집을 읽는것을 본적이 있고,

동명의 시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도 본 기억이 있다.

이번 신작 에세이 "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는 시인이 산속에 머물려 "산방일기"라는 제목으로 매주 연재했던 글을 엮고

거기에 송영방 화백의 그림까지 곁들여 낸 "시집같은 느낌의 에세이집" 이다.

 

 

산속에서 지내면서 생각하고 느낀 시인의 잔잔한 이야기가

무더위와 잡념으로 지쳐있던 내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고 달래주고, 위로해주었다.

연두빛깔 잎사귀를 보면서 첫마음을 이야기하고, 그 첫마음이 단단해야 그 다음도 있고 유종의 미도 있음을 이야기했다.

 

 

나도 나의 첫마음을 가만히 회상해보았다.

이제 일곱살이 된 아이를 처음 만났던 탄생의 순간을,

그리고 그 아이가 엄마하고 불러주었던 그때를...

그러고보니 많이 부끄러웠다.

나는 이미 첫마음을 잊고 지냈던거다.

그래서 전업주부로의 내 삶이 가끔은 덧없고, 힘들었고, 무의미하게 여겨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라는 책의 제목은 아직 시인이 발표하지 않은 시들 중 하나이 "들국화"에 나오는 글귀이다.

그 시를 소개하면서 시인은 말한다.

나는 들국화라는 시를 지은것이 아니라 들국화가 내게 건내는 말을 받아적은 것이고,

자연이 내게 건내는 말을 듣고 글을 쓰고 생각을 하고 산다고 말이다.

자연이 내게 건내는 말... 그 말을 듣는 경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때가 되면 선선한 바람이 불고, 또 때가 되면 열매맺는 자연을 보며 조금이나마 닮아갈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나의 설레이던 연두빛 첫마음을 떠올리며, 자연이 내게 건내주는 나즈막한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면

조금은 더 행복한 하루하루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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