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전공자가 서술한 역사서로서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장점으로 문장이 매끄럽고 지루한 나열마저도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또한 인물별 내러티브 구성이 훌륭한해서 다른 역사서에서는 분절된듯 전해지던 인물들의 행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쑨원, 장제스, 마오쩌둥의 내러티브 서술은 매우 탄탄해서 이 인물들에 대한 심화적 이해를 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장점에서 연결되어 있다. 
내러티브적 서술이 강점인 책이라 작가가 특정인물의 내러티브에 매몰된 느낌이 강하다. 

그 특정인물은 마오쩌둥이다. 일단 작가의 나이대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아직 중국현대사에 대해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시점의 연구들이 많이 반영되어있다.

신중국(현재의 중국)성립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서 이전에는 반일 해방영웅 마오와 이후의 폭군 마오의 구도를 못 벗어나고 있다.

작가는 최대한 노력한 느낌이지만 마오쩌둥=진보, 장제스=친일매국노라는 구도를 못 벗어났다. 이게 두드러지는 건 중일전쟁에 대한 서술이다. 작가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과 직접적으로 전투를 벌인 것은 장제스의 국민당이라는 사실을 축소하고, 공산당의 역할은 확대해서 서술한다. 중일전쟁 시 장제스와 마오라는 두 인물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장제스에게는 엄격한 도덕적 비판이 가해지나 마오에 대해서는 미화가 되고 있다.

"한편 일본군은 엄청난 병력과 물량 공세로 우한과 광둥을 점령했지만, 마오쩌둥이 정확히 예측한 대로 일본의 군사 동원력은 이미 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중국의 방대한 영토를 장악하는 데에는 엄청난 인력과 보급이 필요했던 것이다. (...) 일본군 점령지 배후에는 항일 근거지가 점차 늘어갔고 그에 따라 일본군은 서서히 전략적 수세로 몰리게 되었다 "

라는 서술을 보자. 우한과 광동에서 일본군을 상대했던건 결국 장제스의 국민당이라는 사실은 무시한다. 일본의 군사 동원력이 바닥을 드러내는 건 일본 자체의 문제와 국민당군의 저항으로 인해서 발생했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도 마오에게 공을 돌린다. 공헌의 주체를 바꾸고 있으며, 마오가 '이론'으로 말한 걸 '공헌'으로 바꿔버리고 있다. 심지어 저 이론이 탁월한지도 의문이다. 

생산운동, 정풍운동, 마오주의의 대두에서도 이 문제점은 드러난다. 저자는 이 운동을 통해 공산당이 위기를 돌파했다고 하는데, 근거는 희박하다. 누가봐도 내부 권력다지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그 뒤에 나오는 옌안 문예좌담회 이후 벌어진 문예통제에 대해서도 저자는 "1943년에 발표한 샤오얼헤이의 결혼에서 (....)농민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능숙하게 사용하게 운용했고 문장도 분명하면서 유머가 듬뿍 담겨 있어 교육 수준이 낮은 농민들도 쉽게 읽을수 있었다"라며 높게 평가하고 있다.

내러티브 형식으로 쓰인 역사책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정말 쉽게 읽을 수 있으나  비판적 독서를 할 수 없는-저자의 목소리에 매몰될 수 있는 독자는 주의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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