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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도시 이야기
박해천 외 지음 / G&Press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에는 책의 앞부분에 별다른 기획의 의도가 들어가는 글 등이 없다. 순전히 책으로서 이해가 필요하다. 책의 뒷 부분에 <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퍼블릭 스토리>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추측되며 평촌지역 일대에 정류장이 일부 설치되었을 것이라는 추측 정도를 해본다.
책은 크게 5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SOA의 아파트 DNA : 평균적 삶의 기하학
Society of Architecture, 사회와 건축이라는 사무소명처럼 사회와 건축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으며,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건축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파트라는 곳이 왜 획일화된 삶의 방식을 만들어냈는지를 살펴본다. 신도시, 표준치수, 아파트의 길이와 BAY, 높이(2.3m), 재료 등으로 당시의 아파트를 설명해주며 건축 이면에 숨어 있던 사회의 모습을 들어낸다.
두 번째는 박해천의 마지막 코리아 스탠더드 : 신도시-이마트-중산층
박해천은 디자인연구자로 아파트를 디자인의 관점, 삶의 방식과 사회적 상황과 연계하여서 책과 전시기획 등을 통하여 흥미롭게 풀어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아파트가 현대사회의 병폐이며 죄악시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 이전에 한국에서 아파트는 어떤 상황을 가지고 만들어졌는지를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만들어내었던 중산층이라는 보편적인 삶의 모습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삶의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는지를 소설, 사회적 상황, 문화사회학 등을 통하여 살펴본다.
세 번째는 차새날, 김선하, 하헌준, 장대환의 세 도시 아이들
분당, 일산, 평촌 세 도시를 겪었던 현재 학생들의 생생한 경험과 이야기, 일종의 생애사로 생활속에 나타나는 공간들과 물건들, 문화적 배경 등이 흥미롭다.
네 번째는 김성민의 학원과 학원 사이의 학원
평촌의 대표적 모습 중 하나인 학원가를 이야기한다. 평촌, 목동, 대치동, 분당을 중심으로 6개 대형학원에서 운영하는 버스노선도는 신도시의 공간, 장소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마지막은 전현우의 20년 동안의 교통 혼잡 : 신도시 광역교통망 1993~2012
전현우는 책의 참여자소개에 따르면 교통도시동호인으로 분석철학을 공부하고 현대사회의 위험에 대해서 연구하는 사람이다. 전공자가 아니기에 일반인에게 더 설명적일 수 있다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편리함만 생각하는 도로에 감추어진 이면의 이야기는 평촌과 그 주변지역을 연결하는 단순한 기능이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본문의 구성외에 흥미로운 두 부분은 책 서두에 있는 이미지들이다. 이 것들은 평촌이 만들어졌던 시대적 상황을 나타냄과 동시에 현재의 평촌을 상징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제시된 이미지는 1985년 국제 경제 정책논의를 위한 비-공산주의 5개국 경제수장의 사진, 1993삼성 이건희 세계경영발표 영상, 1993도우미, 1996까르푸, 1994서울의 달, 1993조관우, 1996엘란, 1996시위장면 등이다.
각각은 당시의 본래의도, 새로운 다양성에 대한 시도들은 실패하였지만, 현재에도 다른 의미로 현재에 지속적인 의미와 이야기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촌역시 당시의 기획의도와는 다르게 진행되어지고 있다.
안양공공예술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 4회의 주제가 퍼블릭 스토리였다는 점에서 연구자이자 디자이너이자 건축가들인 이들은 평촌과 그 주변지역 그리고 1기 신도시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서 평촌, 안양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여 보게 해준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몇 가지 주요 이미지들은 지역주민이 활용하고 있는 버스 정류장에 전시되었고, 책을 통해서도 만나게 된다.
이제 지역주민으로서 버스정류장을 찾아가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