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 친구가 좋다 - 한 발 다가서면 한 발 물러서는 일본 사람 엿보기
박종현 지음 / 시공사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은근히 "신선한 재미"를 미끼로 이상한 정상을 만들어 책을 읽는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책이다.

일본의 "문화"를 설명한답시고, 저자가 대조시키는 한국의 것들, "우리"가 익숙한 것들의 "정상 수위""를 따라 가다가는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틈에 한국사람만 이상한 사람들이 되어버린다.

일본과 한국의 문화차이, 저자는 서문에 형제간의 차이, 지역간의 차이, 인간과 인간의 차이가
있는 만큼, 이 문화는 이렇다, 저 문화는 저렇다 단순화 시키는것은 오류라고 한다.

이 지적을 저자가 따라 줬으면 정말 괜찮은 책이었겠지만, 또한 정말 다른 책이 되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책은 일본인을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한다고 한다.
그래, 뭐 현대인이 다 중요하게 여기긴 하지만, 일본인이 특별하다고 치자.

저자가 드는 예 중에는:

한국인은 친구의 지갑이나 가방을 친구가 화장실 간 사이에 열어 뒤져보고는 일본인 친구가 (치사하게라는 암시) 화를 내는데 의아해한다고 한다.

한국인 친국가 더운 여름날 잠깐 일본인 친구와 그의 집에 들렀을 때 물어보지도 않고
옷벗고 들어가 샤워하고, 냉장고서 아무거나 꺼내 마시고는 일본인 친구가 예의 없다고
생각하는게 이상하다고 한다.

일본인은 대인관계에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하고, 한국은 대조적으로 너무 솔직하고 할 말 다한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가면 스트레스가 없어져서 우울증이 가신단다.

여기쯤에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은 이 저자가 즐기는 이분법이다. 일본인은 작은것을 너무 신경쓰고, 인간 관계에 선을 긋고, 이것에 반해 한국인은 화끈하고 정 많고 사람들과 잘 사귄다. 아싸 한국사나이 진짜 사나이!라는 슬로건이 어디 안 걸려 있나 책장을 뒤적이게 만든다.

[물론 "여성 독자"를 위한 화장, 패션 언급이 몇페이지 된다. 하지만 수십장에 이를는 한국의 남성 중심의 "정상적인" 성생활을 읽다보면 정말 섬찟하고 역겹다.]

그럼 이런 이분법을 통해 저자가 구상하는, 무례하게 남의 것 함부로하고, 못되고 상처받는 말 툭툭 던지고, 남의 집에서 물어보지도 않고 샤워하고, 여자만 보면 건드려야하고, 사람없으면 근질 근질해 항상 떼거지로 몰려다닌다는 한국인...

음... 왜 하필이면 어느 나라나 있는 상종하지 못할 사람들을 한국인 대표단으로 뽑아놨나?

정말 구정물 맞은 기분으로 책을 덮었다. 이런 얄팍한, 생각없는 논리를 마무리 지으면서 저자는 또 하나의 환상적인 예를 든다:

[일본인은 혼자를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과는 달리 유난히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책 읽는 것은 사람을 피해 혼자만의 세계를 만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니까...]

음... 꾹 참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데 대한 벌인가 싶다.

이런식의 모욕을 읽고 싶으면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안 그러시면, 이게 왜 짜증나는 것인가 다시 되세겨 보고 싶으시면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한번 더 보시는게 머리를 시원하게 할 듯...

스노우켓 이라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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