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베어
해나 골드 지음, 레비 핀폴드 그림, 이민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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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이 사라진 지 오래라는 '베어 아일랜드'.
그 모순적인 이름의 공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
갈매기를 안심시킬 줄 아는 소녀 에이프릴은 아버지를 따라 그곳에 도착하게 되고,
곰들이 평화롭게 살아갈 것 같은 섬, '베어 아일랜드'라는 이름의 유래를 듣게 된다.



"정말로 곰이 많아서 베어 아일랜드였다는 거죠? 그냥 갖다 붙인 이름인 줄 알았어요."

에이프릴은 아빠의 관심이 기뻐서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 진짜야."

아빠도 지식을 나눌 수 있어 기꺼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기록상 1596년에 처음으로 인간이 북극곰을 사냥했어. 바로 이 섬에서 말이야. 두 시간 넘게 싸운 끝에 죽였대. 그 후 이 섬을 베어 아일랜드라고 부르기 시작했지."

"두 시간이요? 불쌍해라."

에이프릴은 가슴이 욱신거렸다.

"그런 일이 일어나던 시절이었지."

에이프릴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럼 인간들이 다 죽여서 한 마리도 남지 않은 거예요?"

"그거랑, 만년설."



곰들의 삶을 위협하는 것은 사냥꾼의 직접적인 폭력일까, 아니면 만년설을 녹이는 인류 전체의 이기심일까.
에이프릴은 베어 아일랜드에 홀로 남아 비참하게 죽어가는 마지막 곰을 만나, 그를 치유한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포효한다.



"북극곰만의 문제가 아니예요, 아빠도 매년 해빙이 사리지고 있다고 했잖아요. 우리 눈으로 똑똑히 봤고요."

"그럼 북극곰이 눈에 보일 때마다 구하라는 얘기냐?"

"아뇨, 이 곰만이요."

에이프릴이 끼어들었다.

"나라고 북극을 안 살리고 싶은 줄 알아? 하지만 어린애 하나가 북극곰 한 마리를 구하는 걸로는 턱도 없어."

"알아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지구를 위해 한 가지씩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래도 부족해."

"두 손 놓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아요."



북극곰 한 마리를 살리기 위한 시도와 노력은 북극을 살리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작은 시도는
곰의 거대한 포효가 되고, 
북극을 울리는 커다란 메아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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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떡볶이 창비청소년시선 35
이삼남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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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의 생생하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학생들이 '잘' 커 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한,

교사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이 시의 언어로 담겨 있다.

 

그 고민이 감동을 주는 것은, 글 속에 담긴 시인의 진심어린 고민의 과정이 여실히 들어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 생활 기록부

학교생활 보고서 3

 

책 한 권을 보더라도

생기부 어디쯤 내려앉을지 따져 봐야 하고

나의 말과 행동이

문자와 숫자와 스토리가 되어

평가자에게도 보이는지 살펴야 한다

자율적으로 한 활동이지만

늘 타인을 의식하는 자율이어야 하고

무엇을 보고 듣든

적합성이란 녀석의 입맛에 맞는

진로 활동이어야 한다

 

생기부 어디에도

그냥 방바닥이나 긁고

종일 뒹굴며 게임이나 하고

친구랑 수다 떨며 떡볶이나 먹는 평범한 나는 없다.

 

교육 활동의 선한 목적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학생들이 경험하는 세상은 어떤 의미에서 폭력적일 수 있다. 그저 떡볶이를 먹으면서 행복하며 살아갈 수는 없을까. 학교 생활은 그처럼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나도 모르게 성장하는 그런 곳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경쟁적인 사회와,

 그것을 닮아 있는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 공감하며,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떡볶이의 역할을 하는 이삼남 시인(교사)의 가치관을 만나는 일은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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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공간, 이렇게 바꿨어요! - 미래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
권미나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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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혁신에 관한 책답게 디자인에 눈이 간다. 산뜻한 디자인과 색감으로 시선 집중 성공.

 

공간 혁신이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1. 교육적 가치와 목표 설정

2. 교육과정 재구성, 학교 운영 방식과 교수학습방법 결정

3. 학교 공간 점검

4. 공간 혁신 계획 수립

5. 실행

'자연'을 주제로 한 중앙 현관 로비 설계도이다. 그 결과는?


중앙 현관 - 학습과 놀이의 공간

짠!

중앙 현관의 딱딱한 대리석과 낡은 출입문의 느낌은 없다.

그냥 지나쳐 가는 공간이 아닌,

놀이, 쉼, 학습의 공간으로 변신!


설계도와 실제

- 틀린 그림 찾기!

- 정답: 미끄럼틀!

미끄럼틀은 안전상의 이유로 설치되지 않았다. 설계는 수정되기 마련.


교실 앞 복도? 놀이터?

"복도에서 뛰지 마라!"

(그렇게 말씀하시면 더 뛰고 싶더라...)

역발상이다. 복도에서 재미있게 뛰어 놀아 보자. 숨어서 몰래 놀지 말고.

(대신 종 치면 바로 들어와!)


학교 안에 놀이터가?

어렸을 땐, 동네 공터에서도 신나게 놀았었지. 비석 치기, 가위팔방, 땅따먹기 등등.

학교 안의 공간에 놀이기구를 채우기보다,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내가 만든 의자

어릴 적 음악 시간에 부르던 노래 생각이...

"우리~집은 내손으~로 지~을 거예~요~"

직접 만든 가구들이라면,

안 부수고 아끼면서 사용하겠지?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도 하면서?


공간을 직접 꾸미는 일의 가치

"나는 제작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학생들이 직접 학교를 꾸민다는 것은, 자신이 학교의 주체임을 깨닫는 과정이다.


거리두기만 끝나봐라...

수학여행날 밤,

가장 넓은 방에 모여 놀듯이,

그렇게 공부하면 재미있겠지?


스터디카페?

스터디카페,

굳이 돈 주고 갈 필요 있나요?


학교에 다 있는데.




트랜스포머, 변신 준비!

- 좁은 공간을 넓게 쓰는 방법?

- 정답: 변신!

수업마다, 학급마다 수업 방식은 다양하다. 공간의 기능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면?


교실 기능의 다양화


교실이야? 무대야?

강의식 수업, 협력학습, 세미나수업, 동료학습, 개별학습, 발표회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다복합 공간.

- 여기가 뭐하는 곳이냐고?

- 그때그때 달라요~


카페? 북카페? 도서관!

어릴 적 엄마가 하시던 말씀.

"심심하면 도서관에 가라."

(심심해도 거긴 안 갈래요...)

도서관이 저렇게 생겼으면, 가지 말래도 갔을 거다!


도서관 2층엔 이런 곳이!

도서관에서는 책만 읽는 게 아니다!

공간을 분리하면,

독서, 대화, 토론, 제작 실습 등등등!

복합 공간이 된다는 사실!


특수학급 - 모든 학생이 가고 싶은 공간

- 특수학급에 제가 가도 되나요?

- 물론이죠!

공간만 바꾸었을 뿐인데,

특수학급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어떻게?

아래 글을 읽어 보자.






마음을 연 자폐성 장애 학생


특수학급에 대한 인식 개선

자폐성 장애 학생이 사진을 찍어달라며 말을 걸어 오는 곳,

'특수학급에 가는 친구'라고 놀림받지 않는 곳!

공간의 힘이란!

(그뿐만은 아니었겠지만.)


상담실에 베개가?

- 선생님, 너무 힘든데, 잠깐 기대도 돼요?

- 그럼, 누워서 편히 얘기해도 돼.

이런 상담, 하고 싶습니다.

학교 공간 혁신이란 무엇인지,

학교 공간 혁신을 하면 뭐가 좋은지,

학교 공간 혁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양한 사례들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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