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맛 좋아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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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한 통이 100만원?! 표지에 적힌 문구가 어이없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때는 미래의 서울. 대한민국 부동산은 폭락했고 물가는 미친듯이 올라 수박 한 통이 100만원으로 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과일이 되었다. 노인 인구가 많아 경제 중심은 노인이고, 청년들은 지하철 무료승차, 청년수당의 국가 혜택을 누린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셋은 옥탑방에서 더위와 싸우며 매달 청년수당을 받아 겨우 생활한다. 하지만 옥탑방도 곧 재개발되기에 떠나야 하는데 갈 곳이 없어 결국 하우스 마루타가 된다. 하우스 마루타는 부실공사로 붕괴 우려가 있는 최고급 아파트에 들어가 살며 이곳이 안전하다는 걸 광고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루타... 무시무시한 말이지만 이들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이런 기발한 설정에 매료되어 재밌게 읽었다. 그런데 이것이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런 날이 정말 오지 않을까... 싶어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취업난, 부실공사, 부동산, 복지 사각지대 등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다. 미래에는 이것들이 개선될까? 그러길 바라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을 거라 꼬집고 있다. 그러면서 현 시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유쾌하지만 유쾌하게 넘길 수만은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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