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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연인들 - 엄마 아빠, 그땐 어땠어?
달 출판사 편집부 엮음 / 달 / 2017년 11월
평점 :
2007년9월 시작한 달출판사가
10주년을 맞이해 펴낸 책,
'나의 아름다운 연인들: 엄마 아빠, 그땐 어땠어?'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사연들과
백영옥 소설가, 곽정은 칼럼니스트, 이병률 시인, 호원숙 수필가 등
달출판사와 인연을 맺은 분들의 부모님사연까지 알차게 담겨 있다.
자녀들이 말하는 부모님의 연애시절.
엄마아빠에게도 '엄마''아빠'로 불리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는게,
아직도 뭔가 간질간질 어색하지만,
뭔가 뭉클한 사연들이 그득하다.
특히 10주년을 기념해 전시회도 진행했었는데
전시회도 참여했던 터라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엄마도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이 큰 만큼 아빠가 바뀌어가는 것을 기다려줄 자신이 있었고,
그래서 결혼 또한 결심할 수 있었단다.
세상 어디에도 마음에 꼭 맞는 남자, 여자는 존재하지 않지만
'사랑'이라는 이 두 글자는 부부가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해주고 기다려주는 것,
그리고 서로의 톱니바퀴가 되어 어긋나지 않고 삶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단 하나의 넘을 수 있는 신의 영역이라고.
요새 '결혼'이라는 부분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나는
어떤사람을 만나야 하냐고 엄마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엄마의 대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같이 있으면 편한사람.
안꾸며도 지어서 얘기하지 않아도
친구들을 같이 만나도
내가 편하게 나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택하라고.
생각보다 간단명료한 답변이었으나
아직은 나에게 너무 어려운 해답이다.
인순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김규석 씀
너무 몽글몽글한 말.
반짝거리는 말.
#처음 본 두 사람이 만나 연인이 되고 또 결혼까지 한다는 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운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우연과 선택의 순간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엄마가 말하고 싶었던 건 이말이 아닐까 싶다.
결국 내 마음에 귀기울여 보라고.
답은 너의 마음에 벌써 나와있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추워서 그런척 콧등을 몇번 쓱 문지르곤 했는데,
참 지금까지 무심했던 딸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엄마는 나보다 두살어렸을때,
아빠는 나와 동갑일때
조그마한 나의 세상을 만들어 주기위해
엄마 아빠라는 이름으로 묶여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인내하고 했겠지.
#내가 나이를 먹는 게 아쉽거나 슬프진 않은데,
그만큼 아버지도 어머니도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무너질 듯 슬플 때가 있다.
언젠가는, 그래 언젠가는 기억만을 붙들고 그리워해야 하기에
이제는 당신들과 함께 밥을 먹는 시간들을 늘려가야겠다.
우리집은 어렸을때부터 친구들에게
북한이라고 놀림아닌 놀림을 받았었다.
내가 이것저것 투정을 부리면 아빠는,
결혼식장에서 남편에게 손을 건네주기 전까진
내가 지켜야해.
라고 진지하게 얘기하곤 했다.
그럴때면 그냥 픽-
아빠의 마음이 느껴져선,
삐죽입을 내밀곤 그만 얘기하고 그랬지.
오늘은 아무래도 일찍 들어가
엄마아빠랑 밥을 먹어야겠다.
내 우주를 만들어주기위해
밝은 것만 보여주려고
고단히 노력한 그들에게
고맙다는 어색한 인사대신 밥한끼라도 더 함께하러.
엄마 아빠, 그땐 어땠어?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시절에 만난 두 사람이
사랑으로 조각한 작품이 바로 우리라는 사실은
더 근사합니다.
나의 아름다운 연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