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뭐길래. 내가 여행지에서 다녀온 것을 추억으로 남긴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내가 장소에 있었다는 ‘인증샷’으로도 충분했을텐데 나는 어느새 ‘인생샷’에 집착하고 있었다.
연속촬영은 물론이고, 후 보정도 마다하지 않았다. 당시 사진을 찍고 나서 그 사진을 볼 때 첫 번째로 내 시야가 향하던 것은 도시의 인상이 아니었다. 내 다리, 얼굴 밝기, 표정, 각도, 손짓, 발끝. 모든 신체를 파편화하여 사진마다 점수를 매겼다. 그러면서도 무심히 찍은 척, SNS에 사진을 올렸다. 나 말고도 숱한 여성이 겪었을, 그리고 겪고 있을 이야기일 것이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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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선택할 수 없지만 죽음은 선택할 수 있다. 인간의 삶은 전적으로 자유와 존엄이 박탈당한 상태에서 시작되지만, 개개인은 자기 삶의 이야기를 조율하여 존엄 어린 하나의 사태로 마무리하고자 노력한다.
비록 우리의 탄생은 우연에 의해 씨 뿌려져 태어난 존재일지언정, 우리의 죽은은 그 존재를 돌보고자 한 일생 동안의 지난한 노력이 만들어온 이야기의 결말이다. 스스로를 어찌할 도리 없는 지경에 그저 처박아버리기 위해 일생을 살아온 것이 아니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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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법륜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 정토출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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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해서 두고 두고 읽고 싶은 말이 많다. 마음과 정신이 맑아지면서 차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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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설가가 그랬다잖아요. ‘왜 책을 읽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남이 침범할 수 없는 내면을 갖기 위해서라고 생각해요’라고. - P107

즉 여러분들에게는 창창한 미래가 있고, 진정한 평가의 시간은 죽음을 앞두고서야 찾아옵니다. 그러면 미래에 우리가 죽음을 앞두고 스스로의 삶을 평가할 때 적용되어야 할 평가 기준은 무엇일까요? 그때 평가 기준은, 돈을 얼마나 벌었느냐, 얼마나 사회적 명예를 누렸느냐, 누가 오래 살았느냐의 문제는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 보다 근본적인 평가 기준은 누가 좋은 인생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럼 어떤 것이 좋은이야기일까요? (…) 좋은 이야기를 위해서는 자신의 삶에서 일어난 일련의 일들에 대한 망각도 필요합니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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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부질 없는 생인데도 불구하고, 아니 부질없는 생이기에, 우리는 평생 욕망으로 몸부림친다. 루크레티우스는 말했다. "우리는 없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무시한다. (…) 삶은 그런식으로 소진되며, 죽음은 예기치 못하게 다가온다." 이처럼 덧없는 욕망으로 인해 삶이 소진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헛된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원하는가? 선학들은 말했다, 죽은 자에게 찬사는 아무 가치가 없다고. - P5

그러나 애써 시험공부를 해서 기왕에 대학에 들어왔다면, 반드시 지식을 통해 머리에 전구가 들어오는 경험을 해야 한다. 자루에 갇혀 있다가 튀어나온 고양이처럼 그러한 사치스러운 지적 경험을 찾아 캠퍼스를 헤매야 한다. 그리고 입시를 위해 보내야 했던 그 지루했던 시간에 대한 진정한 보상을 그 환한 앎에서 얻어야 한다. 세상에는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할 수도 있는 다른 종류의 공부가 있음을 영원히 모른 채로 죽지 않기 위해서. - P76

그렇다면 잘 쉬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쉬기 위해서는 일단 열심히 일해야 한다. 무엇엔가 열심히 종사하지 않은 사람은, 잘 쉴 수도 없다. 열심히 종사하지 않은 사람의 휴식에는 불안의 기운이 서려 있기 마련이다. 쉰다는 것이 긴장의 이완을 동반하는 것이라면, 오직 제대로 긴장해본 사람만이 진정한 이완을 누릴 수 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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