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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들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19년 10월
평점 :
필요해, 꼭 필요해. 책 읽고 모여서 함께 생각 나누는 자리는.
혼자 책을 읽었을 때는 자기 느낌만 남게 되지만 독서모임을 갖게 되면 그 느낌이 두 배, 세 배 커져서 기쁨과 깨달음으로 충만하게 되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도 더욱 돈독해지는 유대가 생기기 때문. 반면 그 사람의 단점도 파악이 되니까 다각도로 보게 되지만 약간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함.
이 책은 600여 페이지 두께를 갖고 있다.
저자 올가 토카르추크는 2018 노벨문학상 수상자, 폴란드 태생.
장편소설이지만 내용의 일정한 흐름도 없고 일관성도 없고 각 이야기가 별개로 존재한다. 즉 이런 류의 장편은 처음 접해봄. 그런데 읽다보면 이야기가 이어져 나타나는 것도 있고 군데군데 짧은 단편들은 아주 감동적이며 애를 끊는 아픙도 있으며 다 읽고 나면 어떤 깨달음이 오는데 음 이런 게 생이구나, 이렇게 방랑 중에 있는 것이 누구나의 삶이지, 이런 삶도 저런 삶도 다 한평생에 겪는 것이지, 우린 모두 지구를 끝없이 떠도는 방랑자들인 셈이지. 이 곳에서 저 곳으로 끊임없이 이동하며 각자의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거지, 하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래서 traveler도 아니고 tourist도 아니고 journeyer도 아니고 원제목이 flights 다. 생은, 삶은 그저 가벼운 깃털처럼 자유롭게 하지만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곳으로 이리저리 날리다가 어디론가 추락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너무 심각하게 살지는 말자. 저 사람 처럼 살지 못한다고 주눅들지 말자. 비교하지 말자. 다 자기 몫의 삶이 있음이고 날다보면 나도 그처럼 행운을 만날 수도 있으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