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로, 여기! - 헤세이티 입간판
황경민 지음 / 글상걸상 / 201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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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 질 것 같은 맛이에요.

신입과 함께 조금 걸어야 하는 곳에 있는 샐러드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었다. 녹두죽과 버섯죽을 시켰다. 한 입 뜨고 나서 맛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대뜸 이렇게 대답했다. 건강해 질 것 같은 맛이라니. 지금껏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맛이었다.

주 5일을 일하는 팀원은 쉬는 날이지만, 휴일이 따로 없는 팀장은 혼자 나와서 일해야 하는 날. 조용한 월요일에 부담없는 음식이 먹고 싶어-다시 그 가게에 들러 녹두죽을 포장해 왔다. 카페 같이 만들어 놓은 바 테이블에 앉아서 책한권 꺼내두고 숫가락을 뜬다. 이게 건강해 지는 맛이라는 거지.

황경민 시인의 카페 헤세이티 입간판을 모은 <지금, 바로, 여기!>. 녹두죽처럼 읽다보면 건강해 질 것 같은 책이다. 집과 직장 그리고 사람사이에서 치이고 구겨지다 지쳐버려 다시 온전한 상태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을 때, 그 마음을 잘 펴서 책 사이에 끼워놓고 커피 한잔을 즐기면 다시금 빳빳하게 다진 마음을 만날 것만 같다.

잘 있지요? 부산대앞 카페 헤세이티.


모르기 때문에 설렌다.
너를 알아서가 아니라
너를 모르기 때문에,
삶을 알아서가 아니라
삶의 향방을 모르기 때문에
모름이 앎의 근원,
모름이 너를 만나는 이유다.
모름이 깊어야만
앎의 좁은 문이 열린다.
-<지금, 바로, 여기!(황경민, 글상걸상, 2017)>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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