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술은 인간 의지의 표현이다. 도구를 통해 우리는 힘을 키우고 자연, 시간, 거리는 물론 타인 등 주변 환경을 통제하기를 원한다. 기술은 크게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우리의 자연적 능력을 보완하거나 극대화시키는 방식에 따른다. 쟁기, 바늘, 전투기 등을 아우르는 한 무리는 우리의 체력, 민첩성 또는 복원력을 키워 준다. 두 번째 무리는 현미경, 확대경, 가이거 계수기 등으로 우리 감각을 민감하게 만든다. 저수지, 피임약, 유전자 변형 옥수수 등의 기술을 아우르는 세 번째 무리는 우리가 필요나 욕망에 더 충실할 수 있도록 자연의 모습을 바꿔 놓는다.
지도와 시계는 네 번째 무리에 포함된다. 의미가 약간 다르지만 사회인류학자인 잭 구디와 사회학자 대니얼 벨이 쓴 ‘지적 기술’이라는 단어를 빌리면 그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 이는 정신적 능력을 확장시키거나 또는 지원하는 대 사용되는 모든 도구들, 즉 정보를 찾고 분류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해, 노하우와 지식을 나누기 위해, 측정하고 계산하기 위해, 우리 기억력을 확장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들을 망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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