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가 만든 숲 - 소설 내러티브온 3
나인경 외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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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보단 장편을 선호하고 단편집은 보통 좋아하는 작가가 있을 때 읽는편이어서, 8명 전부 신예작가 글인게 새로웠다.

8개 중 한 두개라도 취향인 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펼쳤는데 각기 다른 소재들이 각각의 방식으로 흥미로워서 재밌게 읽었다. 전부 다 초면인 셈인데 시작이 좋다.

🌳 구도가 만든 숲
구도가 사람이름일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첫문장부터 의외였다. 재차 겪게되는 상실의 슬픔에 매몰되지 않고 터무니 없는 일을 벌이더라도 그리워만 하진 않겠다는 결연한 태도가 좋았다.

-얼그레이, 말차맛 도넛 보고 온통 풀맛이라고 하는 건 좀 웃겼다

🌑 자개장의 용도
잠잠히 생각 할 여지가 많은 이야기였다. 어디로든지 문처럼 쓰는 자개장. 다만 알아서 돌아와야 되기 때문에 쓰려면 돌아오는 길을 계산해서 떠나야 한다. 비용, 시간 등 자개장은 얼핏 자유를 준 것 같으나 족쇄 같기도 했다. 결국 멀리 떠나기 위해 자개장을 썼던 것도 아이러니하게 느껴졌고 생각할 수록 생각할 지점이 늘어간다.

📦 저 외로운 궤도 위에서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들을 읽을때마다 언제쯤 이 모든게 소설같이만 느껴질까...생각하게 된다. 이번 공장사고와 같은 결이다. 결국 사람의 안전보다 자본을 우선해서 일어나는 비극들.
소설 속 영웅이 된 배송기사 유진은 이전 참사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가해자는 변하는 일 없이 피해자가 또 다른 일의 피해자와 연대하는 게 참 현실적이고 그래서 슬펐다.

시기가 시기라 많이 착잡한 마음으로 읽었다.

⚔️프로메테우스의 여자들
예수와 그리스로마 신화를 섞은게 참신했다. 둘다 잘 몰라서 처음에 눈치를 못챘다가 중간부터 알아차렸다. 까마귀가 살을 뜯어 먹는 벌을 색다르게 바꾸고 합쳐놓아서 재밌게 읽었다.

표지 뒷면의 “각자의 궤도를 지키려 애쓰는 마음들” 이라는 문장이 딱 맞았다. 다 다른 소재지만 결국 부정적인 상황 속 일상을 지켜내는 이야기들이라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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